의견, 제안 등 하고 싶은 말을 남기세요.

  1. 이우식 2018.07.22 09:59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그래서 즉흥시 한 수를 지어 보았습니다. 漢詩를 싫어하실 테니 원문은 그냥 넘어가시고 번역문을 잘 보십시오. 단 한 字의 漢字語도 없습니다. 時調에도 없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로만 풀었어요. 漢詩 창작을 통해 아름다운 우리말을 이런 식으로도 펼치고 또 사랑할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렸습니다.

    炎威携酒覓朋友

    炎威君莫嘆(염위군막탄)
    忍苦易於冬(인고이어동)
    樹下淸風至(수하청풍지)
    投毫覓與儂(투호멱여농)

    무더위에 술을 지니고서 벗님을 찾다

    그대 무척 덥다고 한숨짓지 말게
    괴로움 참아 내기 겨울보다 쉽네
    나무 아래로 맑은 바람이 이르니
    붓 내던지고 나와 함께 찾아가세.

    <時調로 改譯>

    한숨일랑 짓지 말게 겨울보다 참기 쉽네
    푸르른 나무 아래로 맑은 바람이 이르니
    그대는 붓 내던지고 나와 함께 찾아가세.

    *炎威: 복중(伏中)의 아주 심한 더위. 또는 그 기세(氣勢) *携酒: 술을 몸에 지니
    고 다님 *詩朋: 함께 詩를 짓는 벗. 시반(詩伴). 시우(詩友) *忍苦: 괴로움을 참음
    *樹下: 나무의 아래나 밑 *淸風: 부드럽고 맑은 바람 *儂: 나. 자기. 我의 속어.

    <2018.7.22, 李雨植 지음>

  2. 이우식 2018.07.20 11:54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嘲笑燕巖朴趾源

    無知吾國字(무지오국자)
    何事得文名(하사득문명)
    不解妻書札(불해처서찰)
    村儒此大驚(촌유차대경)

    연암 박지원을 비웃다

    나라 글자 한글도 전혀 몰랐으면서
    어떤 일로 文名을 얻으셨단 말인고
    제 妻의 편지조차 이해 못하였으니
    시골 선비는 이에 화들짝 놀란다오.

    <時調로 改譯>

    한글도 모르면서 어찌 文名 얻었는고
    제 마누라 편지조차 이해 못하였으니
    이것에 시골 선비는 화들짝 놀란다오.

    *嘲笑: 비웃음 *朴趾源: 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ㆍ실학자(1737~1805). 字는
    중미(仲美)ㆍ미중(美仲). 號는 연암(燕巖)ㆍ연상(煙湘). 정조 4년(1780)에
    진하사(進賀使) 박명원(朴明源)의 수행원으로 淸國에 다녀와 '열하일기'를
    저술하여 유려한 문장과 진보적 사상으로 이름을 떨침. 북학론을 주장했고
    이용후생(利用厚生)의 실학을 강조했다. 문집에 ≪연암집≫이 있다 *國字:
    우리글. 나라 글자 *何事: 무슨 일 또는 어떠한 일 *文名: 글을 잘해 세상에
    알려진 이름. ≒문성(文聲) *書札: 편지 *村儒: 시골 선비 *大驚: 크게 놀람.

    <李雨植 지음>

  3. 이우식 2018.07.19 21:06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勸訓民正音專用主張輩先習千字文

    漢文無識者(한문무식자)
    豪語大官然(호어대관연)
    本旨安歪曲(본지안왜곡)
    宜當習一千(의당습일천)

    한글 專用을 주장하는 분들에게 千字文부터 익히길 권함

    漢文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者가
    큰소리를 치며 큰 벼슬인 척하네
    본디의 그 취지 어찌 歪曲하는가
    저 千字부터 익히는 게 마땅하리.

    <時調로 改譯>

    漢文에 무식한 者가 도리어 큰소리치네
    한글 본디의 취지를 어째서 歪曲하는가
    권컨대 千字文부터 익히는 게 마땅하리.

    *專用: 남과 공동으로 쓰지 않고 혼자서만 씀. 특정 부류의 사람만이 씀. 특정한
    목적으로 일정한 부문에만 한해 씀. 오직 한 가지만을 씀 *豪語: 豪言. 의기양양
    하여 호기롭게 말함. 그런 말 *大官: 높은 벼슬. 그 벼슬에 있는 사람 *本旨: 본디
    의 취지. 근본 취지 *歪曲: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함 *宜當: 마땅함.

    <李雨植 지음>

  4. 이우식 2018.07.19 20:04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범 대표님의 반론, 잘 경청하였습니다. 대표님의 글에 대해 제가 다시 반론하겠습니다. 저는 젊은이가 아니며 詩와 時調, 童詩, 漢詩를 씁니다. 썩 유식하진 않지만 그렇게 무식하지도 않죠. 제가 중학생 수준이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닌데 대표님의 그 글 첫머리는 몇 번 읽어도 잘 이해되지 않으니 제 무식의 소치로 돌리겠습니다. 1번은 그렇게 넘어가겠습니다. 2번의 말씀에 대해 반론합니다. 언어는 뭐고 문자는 뭐고 낱말은 뭐죠? (ㄱ)언어: 생각,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 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 따위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 (ㄴ)문자: 인간의 언어를 적는 데 사용하는 시각적인 기호 체계. 漢字 따위의 표의 문자와 로마자, 한글 따위의 표음 문자로 대별된다. (ㄷ)낱말: 분리하여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나 이에 준하는 말. 또는 그 말의 뒤에 붙어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말. 이렇게 나오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복잡하고 어렵게 쓰셔야 할까요? 일반 서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해 보세요. 비록 어려운 뜻이라도 누구나 알기 쉽게 표현하는 게 좋습니다. '어려운 글은 쓰기 쉽고 쉬운 글은 쓰기 어렵다'란 말도 있습니다. 문장 독해력은 漢字 실력과 긴밀한 관계가 있어요. 漢字에 어두우면 독해력은 그만큼 떨어집니다. 3번 말씀에 대해 반론합니다. 그걸 답변이라고 하신 겁니까? 저는 국한문 혼용을 주창하는 자이지만 대표님은 한글을 지극히 사랑하는 단체의 대표이십니다. 부끄러워하시기는 커녕 漢字語 구사를 자랑스럽게 여기시는군요. 저로서는 '漢字語 사랑' 단체의 대표가 아니신가 착각할 정도입니다. 4번 말씀에 대해 반론합니다. 물론 정운찬 씨가 서울대학교 총장과 국무총리를 역임하였다고 그분의 말씀이 다 옳은 건 아닙니다. 그러나 그분이 한글과 漢字의 상생이 긴요하다고 역설하면 다 그만한 까닭과 근거가 있는 게 아닐까요? 이 나라의 총리를 역임했던 모든 분들이 漢字 조기 교육을 주창하는데 대해 반대로만 일관하시는 대표님의 주장이 다 옳은 것일까요? 자신의 주장만 절대 옳고 남의 주장은 다 그르다는 식이니 그토록 완고하신 자신을 한번 돌아보세요. 5번 글에 대해 말씀 드립니다. 대표님의 5번 말씀에는 저도 일부 찬동합니다. 상용 漢字는 1,800字가 있는데 그거 한 번만 익혀 놓으면 죽을 때까지 써먹습니다. 저는 국민학교 다닐 때 겨울 방학 숙제로 국어 교과서(그때는 漢字倂記가 되어 있었음) 漢字를 여러 번 써 오라고 하시던 그 담임 선생님이 지금도 존경스럽습니다. 제 글에 답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건범 대표님과 더 이상 토론하고 싶지 않습니다. 절망했어요. 감사합니다.

  5. 이우식 2018.07.19 07:35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해 6월 25일 字 경향신문에 실렸던 정운찬 씨의 글을 소개합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6252044015&code=990100#csidxc43dca62d650f8f84ff1155f54fc03c
    국무총리와 서울대학교 총장을 지냈던 분이죠. 한 나라의 총리를 지냈던 분이니 國政의 고위 책임자 눈높이로 그가 걱정한 漢字 교육의 시급성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분뿐만 아니라 前職 국무총리였던 분들은 하나같이 漢字의 조기 교육을 강조하고 있어요. 그분들이 왜 목소리를 높여 그런 말씀을 하는지 한글 관련 단체에서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그리고 저야 國漢文 혼용을 주장하는 사람이니 漢字語를 아무리 써도 무방하겠지만 이건범 대표님은 결코 그래선 안 됩니다. 대표님이 아래 올리신 글을 보면 얼마든지 아름다운 우리글로 쓸 수 있음에도 구태여 漢字語를 즐겨 쓰시니 딱한 마음이 들어 지적해 보겠습니다. 되도록 漢字語를 쓰지 말고 한글을 애용하셔야 할 한글문화연대 대표님이 아니십니까?

    *구체적인->꼼꼼한 *구성->얼개 *출생지->태어난 곳 *외래어->들온말 *비판하실->꾸짖으실 *적당한->마땅한 *등장해야->나타나야 *주장하지->내세우지(부르짖지) *절대->결코 *사용하지->쓰지 *표기하자->적자(쓰자) *한자혼용->한자 섞어 쓰기 *병기하자->함께(아울러/더불어) 쓰자 *아무 지장->아무 어려움 *혼동->헛갈림(헷갈림) *매일매일->나날이 *한글 전용->한글만 쓰기 *질문하시려면->물으시려면 *용어->쓰는 말 *제기하시는->내어놓으시는 *극심한->매우 심한 *경쟁->다툼 *도입을->들여오길 *몰입->빠져듦 *저학년->낮은 학년 *시절에->때에 *장본인->바로 그 사람 *반대하여->맞서서 *영어 선행 교육->영어 앞섬 교육 *호기심 느끼는->알고 싶어 하는 *추진하라고->밀고 나가라고 *강력하게->세게 *검색해 보시면->찾아보시면 *영어 남용->영어 함부로 쓰기 *시비를 걸었지->옳고 그름을 따졌지 *충분히->얼마든지 *시간이 없어서->겨를이 없어서 *상세하게->꼼꼼히 *양해해->헤아려 *질문->물음 *적절했는지->알맞았는지 *이해하기->깨달아 알기.

    • 한글문화연대 2018.07.19 16:44 신고  수정/삭제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입니다. 이우식 님께서 쓰신 여러 글에 대한 답을 묶어서 하겠습니다.

      1. 제 글 첫머리에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하셨는데, 제가 알기론 대개 중학교 고학년 정도면 배우는 내용입니다. 특별히 일반인에게 낯선 어려운 전문용어는 없을 텐데요.

      2. 안타깝게도, 아직도 제가 말씀드린 용어 구분을 못 하시는 것 같습니다. 중학교 수학에 나오는 집합과 원소를 떠올린다면 쉽게 이해하실 텐데, 제 설명이 부족했을까요? 저는 ‘언어’라는 집합과 ‘문자’라는 집합과 ‘한국어 낱말’이라는 서로 다른 집합을 말씀드린 셈이고, 그 원소가 각기 다르다는 걸 설명한 것입니다. ‘한자’는 ‘문자’ 집합의 원소이고 ‘한자어’는 ‘한국어 낱말’ 집합에 속하는 원소입니다. 둘의 차이를 더 생각해보시고 두 단어를 사용하실 때 좀 더 섬세하게 구별하여 쓰려고 애쓰다보면 제 말을 조금은 더 이해하시게 될 것 같습니다.
      이우식 님께서 하신 말씀은 예전에 진태하 님이 이미 수십 차례 하셨던 이야기라 잘 알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제 의견과 연구의 결과를 읽어보시면 좋겠다고 책과 논문을 추천했는데, 별로 그러고 싶지 않으신가 보죠? 재미있게 읽으실 만한 책과 논문이니 꼭 읽고 난 다음에 다시 생각을 헤아려 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문장 독해 능력에 관한 통계는 <한자 신기루>에도 나오긴 하지만, 제가 2016년 5월 12일 헌법재판소에서 국어기본법 관련 공개변론을 할 때 냈던 참고인 의견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거기에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주소는 https://goo.gl/Q5XQc7
      우리나라 국민의 문해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중간 수준인데, 청소년과 청년층은 최상위권이고 노년층은 최하위권입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한국직업능력평가원, 교육부의 통계입니다. 청소년과 청년은 대개 한글 세대라고 할 수 있으니, 한자를 몰라 문해력이 떨어졌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이우식 님께서 잘못 알고 있으신 겁니다. 여기저기 나오는 말들을 확인 없이 그냥 믿으시면 안 됩니다. 꼼꼼하게 찾아보시는 게 어떤 주장을 펴는 데에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3. 제 글에 쓴 한자어를 토박이말로 이래저래 바꿔주셨는데, 네, 제가 때에 따라서는 그런 토박이말을 씁니다. 쓰기도 하고 사용하기도 하고, 즉 토박이말도 쓰고 한자어도 사용하고 그렇습니다. 그게 다 우리말 한국어의 낱말이기 때문입니다. 한자로 적느냐 아니냐는 그 문제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점을 잘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4. 정운찬 교수님 글은 저도 얼마 전에 읽어 봤습니다. 학식 뛰어나고 훌륭한 분이시죠. 정운찬 교수의 은사이신 조순 교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존경하는 분입니다만, 이분들의 생각이라고 해서 다 옳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건 이미 제가 권해드린 책과 논문과 의견서를 읽어보시면 아시게 될 겁니다. 한자에 관한 의견 말고 경제 이론에서도 두 교수님의 견해가 늘 타당한 것만은 아니듯이 말이죠.

      5. 저는 중고교 한자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필수 교과로 삼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선택 과목일지라도 그 수업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지금은 집중이수제와 입시 위주 교육 때문에 한문 수업이 영 허술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1,800자는 좀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1천 자만 알아도 한자 꽤 많이 아는 축에 속합니다. 중고교도 중고교지만 제 생각엔 대학에서 전공에 따라 한자 공부가 많이 필요한 학과에서는 이를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어릴 때 몇 글자 띄엄띄엄 외우는 거 금방 다 까먹습니다. 지적 능력이 왕성한 대학 시절에 공부하는 게 좋지요.

      저는 그동안 이우식 님 비슷한 분들과 많은 논쟁을 펼쳤습니다. 그 논쟁의 결과물을 책과 논문으로 남긴 것이니, 부디 그런 결과물을 차근차근 검토하신 뒤에 달리 더 궁금한 점이 있을 때만 글을 쓰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6. 이우식 2018.07.18 22:37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告訓民正音專用主張輩

    何由嫌漢字(하유혐한자)
    滿國半文盲(만국반문맹)
    曲解先王意(곡해선왕의)
    衆言罪不輕(중언죄불경)

    한글 專用을 주장하는 분들에게 告함

    무슨 이유로 漢字를 싫어합니까
    半文盲者들 이 나라에 가득하오
    世宗 대왕님 뜻을 曲解하였으니
    罪가 무겁다고 뭇사람이 말하오.

    <時調로 改譯>

    왜 漢字 싫어하오 半文盲이 나라 가득
    어진 世宗 대왕님 그 뜻을 曲解했으니
    그 罪가 가볍지 않다 뭇사람이 말하오.

    *文盲: 배우지 못하여 글을 읽거나 쓸 줄을 모름. 또는 그런 사람 *曲解: 사실
    을 옳지 아니하게 해석(解釋)함. 또는 그런 해석. 남의 말이나 행동을 본뜻과는
    달리 좋지 아니하게 이해함. 또는 그러한 이해(理解) *先王: 선대(先代)의 임금.
    선군(先君). 또는 옛날의 어진 임금 *衆言: 많은 사람의 말 *不輕: 가볍지 않음.

    <2018년 7월, 李雨植 지음>

    答李建範先生問

    吾邦依漢字(오방의한자)
    歷史五千年(역사오천년)
    不學非輕事(불학비경사)
    孩童渡險川(해동도험천)

    이건범 선생님의 물음에 답함

    우리나라 漢字에 기댔던 바
    그 역사 무려 五千年이라오
    不學함 가벼운 일 아니거니
    어린애가 험한 내를 건너네.

    <時調로 改譯>

    漢字에 기댄 그 역사 五千年이 됐다오
    그걸 아니 배움은 가벼운 일 아니거니
    어쩌랴! 어린아이가 험한 내를 건너네.

    *專用: 남과 공동으로 쓰지 아니하고 혼자서만 씀. 특정한 부류의 사람만이 씀.
    특정한 목적으로 일정한 부문에만 限해 씀. 오직 한 가지만을 씀 *孩童: 어린애.

    <2018.7.19, 李雨植 지음>

  7. 이우식 2018.07.18 20:41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범 대표님의 말씀, 잘 경청하였습니다. 바쁘실 텐데 소중한 시간을 내어 저의 거친 질문에 정중히 답변해 주신 데 대해 감사 드립니다. 그런데 저의 상식 수준으로는 잘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말씀이 첫머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여 꼭 이렇게 어려운 전문 용어를 쓸 필요가 있었을까, 그런 생각도 드는군요. 저는 쉽고 짧은 글을 좋아합니다. 한글문화연대에서 초등학생 英語 교육을 반대한다는 사실을 저는 몰랐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오해했으므로 사과 드립니다. 저는 國漢文 섞어 쓰기를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이건범 대표님께서도 漢字가 우리말과 글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에 대해 익히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초등학생 漢字 교육에 대해 소극적으로 반대하시는 게 아니라 2015년에는 초등학생 교과서 漢字倂記에 반대하는 뜻을 펼치면서 喪服을 입고 눈물 흘리며 우는 모습을 인터넷에서 봤어요. 거기에서 저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漢字 교육은 냉엄한 현실입니다. 漢字를 모르고서는 정상적인 언어생활, 나아가 수준 높은 말과 글을 구사하기 어려워집니다. 눈만 뜨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뭐죠? 말하고 듣고 읽고 써야 합니다. 언어가 우리 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한글문화연대'란 글에서 漢字倂記를 하지 않아도 그 뜻을 알 수 있다는 것은 文化와 連帶라는 漢字語를 그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필수 상용 漢字를 이미 배우고 깨우쳤다는 거죠. 선생님은 文化와 連帶라는 漢字語를 능숙히 쓰고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선생님은 적어도 필수 상용 漢字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게 아닙니까? 공교육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漢字는 公敎育의 지극히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漢字는 수천 년 동안 우리의 말과 글 속에 이미 깊숙이 자리 잡아 그것을 별개의 문자로 대하려는 시도는 어쩌면 공허한 理想에 가깝습니다. 선생님의 글 가운데 漢字語가 상당히 많은데요, 저는 필수 상용 漢字를 아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그걸 배우지 않은 이에게는 이해가 쉽지 않을 겁니다. 漢字語를 한글로만 표기해도 이해할 수 있다는 건 그가 이미 그 漢字를 배우고 익혔다는 것이니 漢字 교육이 그만큼 긴요하다는 逆說이 성립되는 것이죠.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선생님도 漢字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십니까? 초등학교에서 배우지 않는다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는 상용 1,800字를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저의 주장에 동의하십니까? 이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세종 대왕께서 훈민정음을 만드셨을 때 지금부터 漢文은 다 배척하고 오직 한글로만 나라의 문자로 삼으라는 뜻이었을까요? 왜 訓民正字가 아니라 訓民正音이라고 했는지 그 본지(本旨)를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저는 요즘 칸트의 '純粹理性批判'이란 책을 읽는데요, 다행히 漢字倂記가 되어 있어 읽기에 편합니다. 예를 들면, '사상'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捨象이라고 漢字倂記가 되어 있으니 그 뜻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漢字倂記가 안 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국립국어원 검색창에 '사상'을 치면 무려 21개가 뜹니다. 그 가운데 어느 단어에 해당하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니 그 번거로움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제 말씀에 이젠 동의하십니까? 漢字倂記는 필수입니다. 漢字倂記에 반대하지 마세요. 漢字를 배척하고 미워하는 것이 곧 한글 사랑이 아니라는 걸 확실히 아셔야 합니다. 지금 이 나라엔 漢字 교육이 미흡하여 半文盲이 차고 넘칩니다. 작년엔가 신문을 보니 한국에는 文盲은 없지만 OECD국가들 중에서 문장 독해 능력이 가장 낮다고 나와 있더군요. 漢字를 제대로 가르치고 또 배우지 않으니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겁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필수 상용 漢字는 반드시 가르치고 또 배워야 한다는 저의 주장에 대해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8. 이우식 2018.07.18 07:33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직 漢文'이나 '오직 한글'이나 極端에 치우쳤으니 危險하긴 每一般입니다.
    漢字와 한글이 서로 共存하며 調和를 이루어야 우리의 言語生活이 더욱 洗鍊되고 便利해질 것입니다.
    卽興詩 한 首를 지어 봅니다.

    某腐儒凌蔑訓民正音乃詰問

    識字驕頑甚(식자교완심)
    如無眼下人(여무안하인)
    正音恒愛用(정음항애용)
    但說漢文眞(단설한문진)

    어떤 썩은 선비가 訓民正音을 업신여겨 깔보기에 따져 묻다

    글줄깨나 안다고 驕頑함 심하니
    꼭 눈 아래 사람 없는 것 같구려
    訓民正音 언제나 즐겨 쓰시면서
    오직 漢文만 참되다고 말씀하네.

    <時調로 改譯>

    글 안다고 驕頑하니 眼下無人 같구려
    우리글 訓民正音 언제나 즐겨 쓰면서
    漢文만 오직 眞書라 그렇게 말씀하네.

    *腐儒: 생각이 낡고 頑固하여 쓸모없는 선비 *凌蔑: 업신여기어 깔봄. ≒능답
    (陵踏). 능모(凌侮) *詰問: 트집을 잡아서 따져 물음 *識字: 글이나 글자를 앎.
    그런 知識 *驕頑: 驕慢하고 頑固함 *愛用: 즐겨 씀 *眞書: 예전에, 우리글을
    諺文이라고 낮춘 데에 相對하여 진짜 글이란 뜻으로 ‘漢文’을 높여 이르던 말.

    <2018.7.18, 李雨植 지음>

  9. 이우식 2018.07.13 19:57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직 한글만 써서 우리의 언어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죠. 이 홈페이지의 이름부터 좀 이상합니다. 文化나 連帶는 漢字語 아닌가요?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단체인데 왜 漢字語가 홈페이지 제목에 등장해야 하는 거죠? 漢字語를 한글로만 쓰면 그게 한글 사랑인가요? 漢字를 증오하고 배척하면 그게 곧 한글 사랑인가요? 漢字倂記를 하지 않으면 때론 정확한 뜻을 알기 어렵습니다. 한글문화연대에선 '한글 전용'이란 말도 쓰면 안 됩니다. '오직 한글'로 써야 합니다. 그리고 초등학생 교과서 漢字倂記는 그토록 극렬하게 반대하면서 초등학생 英語 교육엔 왜 반대하지 않는 거죠? 초등학생이 英語는 꼭 배워야 하고 필수 상용 漢字는 절대 배워선 안 된다니 그 근거와 기준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입니까? 제가 드린 질문에 답변 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 한글문화연대 2018.07.18 18:47 신고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한글문화연대 대표 이건범입니다. 이우식 님의 의견과 질문 잘 읽었습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이라 짧게 답하겠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과 논증은 제가 쓴 책 <한자 신기루>(도서출판 피어나, 2016)와 제 논문 ‘초등 교과서 속 한자어 교육에 한자 지식이 미치는 영향 분석’(<한글> 제315호, 2017)을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이우식 님께서는 서로 같은 수준에서 비교해야 할 범주를 헷갈려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한글’은 ‘언어’가 아니라 ‘문자’입니다. 세종대왕께서 우리말, 즉 지금의 한국어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주변의 언어를 적기 위하여 만든 ‘문자’입니다. 영어나 스페인어 따위 언어를 적는 문자는 ‘로마자 알파벳’이고, 러시아어를 적는 문자는 ‘키릴 문자’, 중국어라는 언어를 적는 문자는 ‘한자’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한글’과 대비하여 무언가를 비판하시려면 ‘한자’라는 ‘문자’를 들어 논리를 펴는 게 마땅한데, 처음에는 문자인 ‘한자’가 아니라 한국어라는 언어의 낱말 구성 가운데 하나인 ‘한자어’를 들이대셨네요.

      ‘한글문화연대’라는 이름에서 ‘문화’와 ‘연대’가 한자어이지만, 그것은 또한 ‘한글’로 적은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실 수 있으신지요? 그렇다면 처음부터 비판의 과녁을 잘못 겨냥하셨다는 걸 아시게 될 겁니다. ‘한자어’에 대비해서 비판하려면 ‘토박이말’을 겨냥했어야 합니다.

      우리말 한국어의 낱말은 출생지에 따라 토박이말(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혼종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모두가 우리 한국어의 낱말입니다. 이우식 님께서는 한글문화연대의 이름에 한자어가 들어가 있다는 게 이상하다고 여기시는데, 그건 ‘한글전용’이 아니라 ‘토박이말 전용’을 비판하실 때나 적당한 지적입니다. 그렇다면 처음에 이렇게 글을 시작하셨어야 이우식 님의 생각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오직 토박이말.... 만 써서 우리의 언어 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토박이말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단체인데 왜 漢字語가 홈페이지 제목에 등장해야 하는 거죠?”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한글문화연대에서는 오로지 토박이말만 사용하자고 주장하지 않거니와, 토박이말을 아끼고 사랑하자고 하시는 분 누구도 한자어는 절대 사용하지 말자고 말하지 않습니다. 한글문화연대에서는 토박이말이든 한자어든 외래어든 모두 ‘한글’이라는 ‘문자’로 ‘표기’하자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우식 님 글처럼 중간중간에 한자를 섞어 ‘한자혼용’으로 글 쓰는 걸 반대하고,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초등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자는 ‘표기’ 방식을 반대합니다. 우리 주장이 상식과 어울린다는 사실은 이우식 님의 글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이우식 님께서는 강조하고 싶은 한자어만 한자로 적으셨습니다. 그런데 그 한자어 말고 ‘언어생활, 문제, 현실, 이상, 단체, 제목, 등장, 정확, 전용, 초등학생, 교과서, 극렬, 반대, 교육, 필수, 상용, 근거, 기준, 질문, 답변’ 등 많은 한자어를 그저 한글만으로 적으셨습니다. 한자어인데 이렇게 한글만으로 적어도 제가 이해하는 데에 아무 지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셔서 그리 하시지 않았을까요? 우리도 그렇게 하자고 주장하는 겁니다. 한자어를 한글로 적어도 아무 혼동이 없다는 뜻이지요. 매일매일 올라오는 수많은 인터넷 기사와 댓글, 사회교류망의 글이 모두 그렇게 한글전용이라는 사실은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한글전용은 ‘토박이말 전용’이 아니라 글자를 한글로 적자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한글문화연대의 운동 방향에 의문이 들어 뭔가 질문하시려면 ‘한글-한자’, ‘토박이말-한자어’로 용어의 높이와 넓이를 맞추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문자 표기’ 방식인 교과서 한자 병기와 ‘언어 교육’인 영어 교육을 댓걸어 문제를 제기하시는 것도 역시 위와 비슷한 혼동의 결과일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그런 혼동의 이유는 이미 말씀드렸으므로, 이제 우리 한글문화연대가 초등학교 영어 교육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초등학교 영어 교육을 반대합니다. 한국에서 초등학교 영어 교육이 시작된 건 1996년인데, 우리 한글문화연대는 2000년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니 도입 당시에 이를 반대하는 싸움을 할 수는 없었죠. 하지만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많은 분들이 초등학교 영어 교육에 반대하는 싸움을 열심히 했습니다. 비록 국민 상당수가 극심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고 서로서로 겁주고 겁먹으며 늪으로 빠졌기에 초등학교에서 영어 교육을 없애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초등학교 영어 교육 때문에 저학년과 유치원에서까지 영어 사교육이 불어나는 걸 꾸준히 비판하며 싸웠습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시절에 도입을 검토하던 ‘영어몰입교육’을 막아낸 장본인은 바로 우리 한글문화연대입니다. 추운 겨울 길바닥에서 서명운동하고 여러 시민단체 모아 공동 성명서 내고 공동 기자회견 열고, 뼈대가 제대로 잡힌 토론회 열어서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물러섰지요. 그 뒤 초등학교 영어 수업을 더 늘리려 했을 때에도 우리는 이에 반대하여 싸웠습니다. 물론 이 싸움에서는 우리가 이기지 못했습니다만. 올 초에는 초등 저학년 영어 선행 교육 못 하도록 교육부에서 정책 제대로 추진하라고 외쳤습니다. 몹시 추운 날이라 발 동동 구르면서 말이죠.

      그런데 저는 초등학교 영어 교육에 반대하거나 영어 교육 확대에 반대하는 싸움에 함께 하셨던 분 가운데 한자혼용 주장하시는 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심재기, 진태하’ 두 분의 이름으로 그런 글이나 행동이 있었는지 한 번 검색해 보십시오. 단 한 건도 없을 겁니다. 진태하 님은 얼마 전 돌아가셨지만, 두 분은 한자혼용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반면 제 이름이나 한글문화연대 이름으로 기사 검색해 보시면 수많은 내용을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한글문화연대는 그동안 왼쪽으로는 ‘한자 혼용’과 싸우고 오른쪽으로는 ‘영어 남용’과 싸워왔습니다. 정말 고단하게 싸웠습니다. 하지만 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나 전통문화연구회,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등 한자혼용을 주장하던 단체들은 늘 한글단체에만 시비를 걸었지 영어 교육에 시비 걸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이우식 님께서는 우리 한글문화연대의 활동을 잘 모르셨기에 어떤 오해를 하신 것 같습니다.

      우리 한글문화연대는 서울시 지하철 안내방송에서 나오던 ‘스크린도어’라는 영어를 ‘안전문’으로 바꾸어냈고, ‘싱크홀’을 ‘땅꺼짐’으로 쓰라고, ‘배리어 프리, 커뮤니티 케어...’ 따위 쪼가리 영어 좀 그만 쓰라고 오늘도 여기저기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통화하고 있습니다. 언어는 국민의 알 권리와 직결된 ‘인권’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한자단체들도 한국어 사랑에 앞장서면 좋겠습니다만, 이런 일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단계에서 한자와 영어 교육은 하고 싶은 사람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공교육에서 다룰 과목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죠. 특히 한자는 호기심 느끼는 학생이라면 좋은 학습서 한 권으로 혼자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 영역 아니겠습니까? 물론 이우식 님처럼 한시도 짓고 그러려면 많은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초등학생에게 그런 수준까지 요구할 까닭은 없다고 봅니다. 영어도 그렇고 한자도 그렇고 중고교 교육이 참으로 문제가 많습니다만, 한자 쪽에 관심 있는 분들은 늘 초등 한자교육만 목청 높여 주장하고, 영어 쪽 사람들은 중등 교육의 문제점을 잘 활용하여 사교육으로 돈을 벌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에게 한자 교육은 학생 개인의 취향에 따라 사교육으로 해도 될 일이라고 봅니다. 공교육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만큼 시대적, 사회적 중요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이는 이미 2016년 11월 24일 헌법재판소에서도 그렇게 판시한 부분이지요.

      시간이 없어서 좀 더 상세하게 쓸 수가 없습니다. 이 점 양해해 주십시오. 앞서 소개한 제 책과 제 논문(http://www.urimal.org/1810)을 읽어 보십시오. 논문은 우리 연대 누리집에 올려놓았습니다. 제 답변이 질문에 적절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없는지, 다른 의견을 내실 것은 없는지 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0. 김원태 2018.06.10 18:11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자대용 명사형 낱말 만들기

    통계청 고용동향에 ‘쉬었음’ 이란 통계가 있다. 최근 통계청은 올해 1분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7천명 늘어난 195만1천명으로 200만 명으로 발표했다. 실업자는 구직노력을 하지만, 이 쉬었음 상태의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쉬었음’을 국어사전에 찾아보았으나 없었다. 한 포털의 어학사전에 보면 “큰 질병이나 장애가 없으나 퇴직 등으로 지난 1주간 쉬는 상태인 사람” 뜻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이 있지만 구체적인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싶어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을 뜻하고 이들은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아 통계상 실업자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한다.
    쉬었음이란 낱말은 동사의 명사형으로 순수한 우리말이다. 우리가 쓰는 명사형 단어는 주로 한자가 많다. 한글로 쓰면 품위가 없어 보이고, 한자로 쓰면 품위와 힘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본 사람’을 目擊者로, ‘큰 걸음’을 廣幅行步로, ‘비올 때’를 雨天時로 표현하는 등 수없이 많다. 여기서 ‘본 사람’, ‘큰 걸음’, ‘비올 때‘를 ‘쉬었음’처럼 하나의 명사로 사용할 수 없을까 생각해 본다.
    미국 대통령 관저인 ‘the White House’는 白堊館이라 하지만 우리말로 번역하면 그 하얀 집이다. 이를 붙여서 하나의 명사로 ‘하얀집‘으로 불러도 될 것이다. 그러면 白堊館이란 어려운 한자를 쓰지 않아도 된다. 물론 ’하얀집‘이 뭐냐고 처음엔 반대할 수 있지만 ‘쉬었음’처럼 ‘하얀집’을 명사로 계속 쓰다 보면 이상하지도 않고 익숙해질 것이다. 본 사람, 큰 걸음, 비올 때도 하나로 붙여서 명사로서 ‘본사람’, ‘큰걸음’, ‘비올때’로 쓸 수 있다.
    지하철에서 신체접촉이 성추행으로 단속된다지만 부득이한 상황에서 부딪치는 상황도 있기 때문에 이럴 때는 신체접촉을 몸 대기로 부르고 이를 명사형으로 하여 ‘몸대기’로 표현하면 좋을 것이다. 비슷한 예로 저상 버스를 ‘발판버스’로, 실외기를 ‘바람통’으로, 그 밖에 얼마든지 있다. 위에서 살펴본 본 사람, 큰 걸음, 비올 때도 ‘본사람’, ‘큰걸음’, ‘비올때’로 쓰면 된다. 국립국어원이 우리말 명사형을 연구하는데 앞장서 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