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정신’ 복원 못 한 앙부일구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유다정 기자
yoodj92@daum.net
 

1인 시위 중인 김슬옹 교수

광화문의 마루지(상징물) 하면 떠오르는 것, 바로 세종대왕상이다. 요란한 차 소리가 가득하고 시민들이 걸음을 재촉하는 바쁜 일상과 대비돼 세종대왕의 미소는 더욱더 온화하게 느껴진다. 시민들과 각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붐비는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하던 김슬옹 인하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를 만났다.

 

세종대왕상 앞에는 혼천의, 측우기, 앙부일구 등이 진열돼 있는데, 김슬옹 교수는 그중에서 앙부일구의 복원 문제점을 지적한다.

 

앙부일구는 방위와 절기, 낮 시간을 한 번에 알 수 있게 설계된 다목적용 해시계다. 조선왕조 1434년에 세종이 장영실, 이순지 등과 더불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앙부일구는 서울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앞, 그 지하의 세종 이야기 전시관, 여의도 세종대왕 동상 앞, 경기도 여주 영릉 등에 복원돼 있다.

 

그런데 김슬옹 교수는 이 모두가 ‘엉터리 복원품’이라며 다음과 같이 수정할 것을 조언한다.

 

△ 열두 띠 동물시신 기호를 아울러 표시할 것
△ 어린이들도 볼 수 있게끔 아주 낮은 2단으로 된 계단식 받침돌 위에 앙부일구를 설치할 것

 

앙부일구 출처(http://www.sckyo.com/tour/yeoju/yeoju-bomul-1845.htm)

세종 16년(1434) 10월 2일 자 실록에 ‘동물시신의 몸을 그렸으니 어리석은 백성을 위한 것이요’라는 대목이 있다. 즉 시간을 동물로 표현해 한자를 모르는 백성들도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복원된 앙부일구에는 한자로만 적혀있다. 김슬옹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앙부일구에 써 있는 한자가 뭔지 알겠냐고 물었는데, 모르겠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했다. 누구나 볼 수 있었던 해시계가 아무도 볼 수 없는 유물로 전락한 것이다.


또한, 계단 모양의 돌을 앙부일구 아래에 두어 어린이들도 볼 수 있게끔 했는데, 이를 ‘일구대’라고 한다. 현재 일구대는 종묘 앞에 아무런 연관도 없는 하마비와 함께 진열돼 있다. 복원품 중 일구대를 둔 것은 하나도 없다.

세종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실용과학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세종 정신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이 앙부일구다. 하지만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모른 채 세종대왕상과 앙부일구를 덧없이 지나친다. 이에 김슬옹 교수는 “세종 당대 앙부일구에 대한 설계도에 준하는 설명서가 세종실록 세종 16년(1434) 10월 2일 자에 나온다”며 앙부일구를 하루빨리 제대로 복원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김슬옹 교수의 1인 시위와 항의 전화 등에 서울시 및 종로구청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취재를 위해 종로구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문의를 남겼으나 8일이 지나도록 답변이 없는 상태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