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39] 성기지 운영위원

 

늦게 와서 느리게 가는 버스

 

가끔 ‘액수가 크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서민들이 감당하기에는 분양가 액수가 너무 크다.”처럼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액수는 돈의 크기가 아니라 돈의 양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많다, 적다’로 표현해서 “분양가 액수가 너무 많다”로 말해야 한다. 액수가 ‘크다, 작다’로 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혼동은 ‘작다’와 ‘적다’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이 사회를 튼튼하게 한다.”는 표어에서, ‘작은 관심’이냐 ‘적은 관심’이냐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흔히 ‘작은 관심’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관심이 작다/크다’가 아니라 ‘관심이 적다/많다’가 바른 표현이기 때문에, ‘적은 관심’이라고 해야 한다. 반면에, 어떤 규모나 중요성을 말할 때에는 ‘작다’가 바른 말이다. 그래서 ‘작은 실수’라 하지 ‘적은 실수’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이 밖에도 “버스가 너무 늦게 간다.”라든가, “엘리베이터 속도가 늦어.”라고 말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이 말들은 모두 잘못이다. 이때에는 “버스가 너무 느리게 간다.”, “엘리베이터 속도가 느려.”와 같이 ‘늦다’를 ‘느리다’로 고쳐서 말해야 한다. ‘늦다’는 “버스가 예정보다 늦게 왔다.”, “약속 시간에 늦었다.”처럼 정해진 시각보다 뒤져 있는 상태이고, ‘느리다’는 “배트 돌아가는 속도가 느려요.”처럼 움직이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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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