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34] 성기지 운영위원

 

집가심과 볼가심

 

새 집을 사거나 남이 살던 집에 이사를 가게 되면, 티끌 하나 없이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하게 되는데, 이를 두고 흔히 “입주 청소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알맞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말에 ‘집가심’이라는, 이 경우에 꼭 알맞은 말이 있다.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내는 것을 입가심이라 하는 것과 같이, ‘가심’이란 말이 물로 깨끗이 씻어내는 것을 뜻하므로, ‘집가심’은 집안을 완전히 씻어내는 청소를 가리키는 것이다. “입주 청소를 한다.”보다는 “집가심한다.”가 훨씬 우리말다운 표현이다.


‘집가심’이란 말이 본디부터 집 청소를 뜻하는 말은 아니었다. 사람이 흉한 일을 당한 집을 흉가라고 하는데, 그 흉가에 들어가 살기 위해서, 무당을 시켜 악귀를 깨끗이 가셔내는 풍습이 있었다. 이것을 집가심이라 하다가, 요즘에 들어 그런 풍습이 사라지고, 집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다.


‘가심’을 응용한 말 가운데 ‘볼가심’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볼에 있는 시장기를 가셔 낸다는 말이니, 아주 적은 양의 음식으로 겨우 시장기나 면하는 일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지난날 우리 선조들은 끼닛거리가 없어서 죽 한 그릇으로 많은 식구들이 볼가심을 했었지만, 요즘엔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볼가심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의사들은 지나치게 먹는 양을 줄이는 생활이 몸과 마음에 모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리라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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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