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28] 성기지 운영위원

 

누룽지와 눌은밥

 

음식점에 따라 밥을 먹은 뒤에 입가심으로 구수한 국물이 있는 ‘눌은밥’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음식점에서는 이를 두고 ‘누룽지’라 하는데, 그렇게 먹는 것은 누룽지가 아니라 눌은밥이다. 누룽지는 밥이 솥바닥에 눌어붙어 딱딱하게 굳은 것을 말하고, 눌은밥은 솥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을 말한다. 흔히 식사 후에 입가심으로 먹는 구수한 국물이 있는 밥은 누룽지가 아니라 눌은밥이다.


가끔 ‘생선을 졸이다’, ‘사과를 설탕물에 졸이다’고 적는 경우가 있는데, 올바른 표기가 아니다. ‘졸이다’는 ‘마음을 졸이다’처럼 조마조마한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양념을 한 고기나 생선을 국물과 함께 바짝 끓여서 양념이 배어들게 한다든지, 채소나 과일을 설탕물에 넣고 계속 끓여서 단맛이 배어들게 하는 것은 모두 ‘조리다’라고 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고등어 졸임’이라 써 붙인 것은 ‘고등어 조림’이라 고쳐 적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음식점 차림표를 보면 잘못된 표기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것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에서 ‘찌개’를 ‘찌게’로 적어 놓은 차림표이다. ‘찌개’는 동사 ‘찌다’(→익히다)의 어간 ‘찌-’와, 간단한 기구 등의 뜻을 가진 접미사 ‘-개’가 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ㅔ]와 [ㅐ] 의 발음을 잘 구별하여 소리내지 못한 까닭에, ‘찌개’를 ‘찌게’로 적는 잘못이 생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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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