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26] 성기지 운영위원

 

승부욕이란?

 

2016년 3월 9일,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인류와 인공지능 간의 세기의 대국이 펼쳐졌다. 승패를 떠나 우리나라의 이세돌 9단이 인류를 대표하여 대국에 나선 것에 가슴이 벅찼던 날이었다.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진화에 대해 인류가 경각심을 갖게 된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이번 대국과 관련된 수많은 언론 보도 가운데, “인공지능은 승리에 필요한 학습과 연산 능력을 갖추었지만, 거기에 승부욕까지 포함한 것이 인간의 능력이다.”라는 문장을 보았다. 흔히 시합이나 경기에서 상대방을 꼭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을 ‘승부욕’이라 말하고 있는데, 사실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욕심 욕(慾) 자가 붙어 이루어진 낱말들은 그 앞의 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 원칙이다. ‘명예욕’이라 하면 명예를 얻으려는 욕심이고, ‘출세욕’ 하면 출세하려는 욕심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승부욕’은 승부에 대한 욕심으로 풀이되는데, 여기에서 ‘승부’는 이길 승(勝) 자와 질 부(負) 자를 써서 “이김과 짐”을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승부욕’이라 하면 “이기고 지려는 욕심”이라는 뜻이 되므로 올바른 표현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말은 국어사전에 올라와 있지 않다. 이기려는 욕심이나 그러한 강한 의지를 뜻하려면 ‘승리욕’이라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하지만 이 말도 아직 사전에 올라와 있지 않으므로, ‘승리욕’이 국어사전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전까지는 “승부욕이 강하다”는 말은 “꼭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로 바꾸어 말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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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