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25] 성기지 운영위원

 

꽃 이야기

 

겨울이 물러나면서 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꽃샘이 다녀가고 나면 산과 들은 일제히 꽃을 피울 준비들을 한다. 그렇게 피어나는 꽃잎만큼이나 우리말에는 ‘꽃’이 붙어 이루어진 표현들이 많다.

 

잠깐 동안 눈이 꽃잎처럼 가볍게 흩뿌리듯이 내리면 ‘꽃눈’이고, 비가 꽃잎처럼 가볍게 흩뿌리듯이 내리면 “꽃비”이다. 비나 눈이 아니라 진짜 꽃잎이 바람에 날려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것을 “꽃보라”가 날린다고 한다. 이렇게 꽃보라가 날리는 들판을 걷다 보면 꽃향기에 취하여 어지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이것을 “꽃멀미”라고 한다. 게다가 하늘에는 여러 가지 빛을 띤 아름다운 구름까지 있으면 꽃멀미는 더욱 심해지게 마련인데, 이때 여러 가지 빛을 띤 아름다운 구름은 “꽃구름”이라고 부른다.

 

꽃이 붙은 말은 사람에게도 여럿 있다. 아이가 자라서 사춘기가 되면 덩치도 부쩍 커지고 목소리도 변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는 어릴 때 보지 못하던 새로운 기운이 솟아난다. 이처럼 사춘기에 솟아나는 기운을 “꽃기운”이라고 한다. 꽃기운을 잘 이끌어주어서 사회의 재목이 되게 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이다. 여자의 경우, 스무 살 안팎의 한창 젊은 나이를 방년 또는 묘령이라고 하는데, 순 우리말로는 “꽃나이”라고 한다. 꽃나이를 향기롭게 지낼수록 그만큼 좋은 배필을 만나 혼인을 치르게 된다. 가슴 설레며 맞이하는 혼인 첫날밤의 잠을 “꽃잠”이라고 한다. 꽃잠을 자고 난 신부의 모습은 꽃처럼 아름다워 보이기 마련인데, 꽃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꽃모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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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