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20] 성기지 운영위원

 

드셔 보세요

 

요즘 텔레비전을 켜면 방송 채널마다 으레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몇몇 요리사들은 ‘셰프’라는 낯선 이름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흔히 ‘먹방’이라 불리는 이들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들마다 음식 맛을 표현하는 기발한 미사여구를 쏟아내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 맛을 표현하는 미사여구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말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방송을 보다 보면, 상대방에게 음식을 권할 때에 가장 흔하게 쓰는 표현이 “드셔 보세요.”라는 말임을 알 수 있다. 과연 바른 말일까? 고기를 잡으라는 말을 높여 말할 때에는 “고기를 잡아 보세요.”라고 하면 되고, 물을 마셔 보라는 말도 “물을 마셔 보세요.”라고 하면 된다. “고기를 잡으셔 보세요.”, “물을 마시셔 보세요.”라고 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노래 부르셔 보세요.”, “한 말씀 하셔 주세요.” 들은 말이 안 된다. 서술어가 둘 이상 이어질 경우, 맨 마지막 말만 높임말을 쓰는 것이 우리말의 올바른 어법이다.

 

따라서 높임말을 써야 할 상대에게 음식을 권할 때에는 “드셔 보세요.”가 아니라, “들어 보세요.”, “드십시오.”로 하는 것이 옳다. 물론 웃어른에게는 “드십시오.” 하는 말보다는 “잡수십시오.”가 더욱 정중한 말이다. 그러므로 나이가 많으신 분께는 “할아버지, 더 잡수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이 올바른 예절이다. ‘음식을 들다’는 ‘음식을 먹다’의 또 다른 표현일 뿐, 그 자체가 높임말은 아니다. ‘먹다’의 높임말은 ‘잡수다’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사랑방 > 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장판의 아수라  (0) 2016.01.28
불빛 비칠 때와 비출 때  (0) 2016.01.21
드셔 보세요  (0) 2016.01.15
엉덩이와 궁둥이  (0) 2016.01.07
송년 모임에 관한 말  (0) 2015.12.31
무엇이든 ‘가져야’ 할까?  (0) 2015.12.23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