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19] 성기지 운영위원

 

엉덩이와 궁둥이

 

몸에 관한 우리말 가운데 자주 헷갈리는 것들이 있는데, ‘엉덩이’와 ‘궁둥이’도 그 가운데 하나다. 사람 몸의 뒤쪽 허리 아래에서부터 허벅다리 위쪽까지 살이 불룩한 부분을 ‘볼기’(한자말로는 ‘둔부’)라고 한다. ‘엉덩이’는 이 볼기의 윗부분을 가리키고, 이에 비해 ‘궁둥이’는 볼기의 아래쪽, 앉으면 바닥에 닿는 부분을 가리킨다.


요즘에는 엉덩이와 궁둥이를 포함한 전체를 그저 ‘엉덩이’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리하면 ‘볼기’라는 말은 사라지고 ‘궁둥이’는 엉덩이의 속어처럼 전락하게 된다. 몸의 각 부위를 가리키는 멀쩡한 우리말들이 제 구실을 못 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엉덩이와 궁둥이의 언저리 전체를 일컫는 ‘볼기’를 나날살이에서 살려 써야 한다. 옛 시대의 형벌 가운데 하나였던 태형은 볼기를 때리는 벌이었는데, 그 볼기의 좌우 두 짝을 함께 때렸으므로 ‘볼기짝을 때린다’고 했다.


이와 관련하여, ‘방둥이’라는 말이 있다. ‘방둥이’는 “길짐승의 엉덩이”를 따로 일컫는 말이므로, 사람의 엉덩이를 방둥이라고 하는 것은 낮추어 말하는 것이 된다. (‘방둥이’를 ‘방뎅이’라고 하는 것은 바른말이 아니다.) 엉덩이와 궁둥이와 방둥이의 쓰임은 각각 “엉덩이가 무거워 행동이 굼뜨다.”, “궁둥이 붙일 데도 없을 만큼 좁은 방.”, “방둥이 마른 소가 일을 잘한다.” 들과 같은 사례로 구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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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