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6)

 

나날살이에서 자주 쓰고 있는 말 가운데, 긍정적인 말인데도 부정적인 뜻으로 잘못 쓰이는 말들이 더러 있다.


흔히 ‘변변하다’를 보잘것없다는 뜻으로 잘못 알기 쉬운데, 이 말은 그런 뜻이 아니다. ‘변변하다’는 “제대로 갖추어져 충분하다”는 뜻이다. “변변한 나들이옷 한 벌 없다.”처럼 쓰인다. 또, “살림살이가 남에게 떨어지지 않다”는 뜻도 가지고 있어서, “변변한 집안에 시집보내야 고생하지를 않지.”라고 쓸 수 있다. 이 말을 부정적으로 써서 보잘것없다는 뜻으로 표현하려면, 그 뒤에 ‘않다’를 붙여서 ‘변변하지 않다’로 써야 한다. ‘변변하지 않다’는 ‘변변치 않다’, ‘변변찮다’처럼 줄여 써서 모자라거나 남보다 못한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칠칠하다’란 말이 있다. 언뜻 생각하면 ‘칠칠하다’도 뭔가 부정적인 뜻을 지니고 있을 것 같지만, 이 말은 “깨끗하고 단정하다” 또는 “성격이 야무지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이 말을 부정적인 표현으로 바꾸려면 그 뒤에 ‘못하다’나 ‘않다’를 붙여야 한다. 곧 ‘칠칠하지 못하다’, ‘칠칠하지 않다’처럼 표현하면, “깨끗하지 않다”, “야무지지 못하다”와 같은 뜻이 된다. 이 말을 좀 더 속되게 표현한 것이 ‘칠칠맞지 않다’, ‘칠칠맞지 못하다’이다. 따라서 단정하지 않거나 야무지지 않은 것을 “칠칠맞다”라고 하면 안 되고, 반드시 그 뒤에 ‘않다’나 ‘못하다’를 붙여서, “칠칠맞지 않다”, “칠칠맞지 못하다”로 말해야 한다. 

 

 

‘방정맞다’도 비슷한 사례이다. ‘방정’이란 말은 순 우리말로서 “가볍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뜻한다. 그러니까, 몹시 경망스럽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보고 “방정맞다”, “방정을 떨다”, 또는 “방정스럽다”처럼 말한다. 그런데, 한자말 가운데도 ‘방정’(方正)이 있다. 이 말은 순 우리말 ‘방정’과는 다르게 “말이나 행동이 바르고 점잖다”는 뜻이다. 상장을 줄 때 “품행이 방정하고 학업이 우수하여”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 말이다. 이 말을 부정적으로 쓸 때에는 “방정하지 못하다”라고 해서 “말이나 행동이 점잖지 못하다”라는 뜻을 표현할 수 있다.

 

<성기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