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12] 성기지 운영위원

 

옷거리와 책거리

 

흔히, 몸매가 좋아 아무 옷이나 입어도 다 잘 어울리는 사람을 보고, “옷걸이가 좋으니 뭘 입어도 잘 어울린다.”고 추어준다. 이때에는 ‘옷걸이’가 아니라 ‘옷거리’라고 해야 한다. ‘옷걸이’는 “옷을 걸어 두는 도구”나 “옷을 걸어 두도록 만든 물건”이고, ‘옷거리’는 “옷을 입은 모양새”를 말한다. 우리가 사람을 보고 “옷거리가 좋다.”, “옷거리가 늘씬하다.”, “옷거리 맵시가 있다.”처럼 말할 때에는 모두 이 ‘옷거리’를 쓰는 것이다.


‘옷걸이’와 ‘옷거리’처럼, ‘책걸이’와 ‘책거리’도 구별해서 써야 한다. 너무 옷맵시에만 신경 쓰지 말고 책도 가까이하라고 이렇게 공평한 낱말이 생겨난 모양이다. ‘책걸이’는 ‘옷걸이’처럼, “책의 한 귀에 고리를 만들어 나란히 걸어 놓을 수 있게 못을 박아 놓은 것”이다. 다시 말하면, 책을 걸어두는 나무나 못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은 북한에서는 아직도 흔히 쓰이고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거의 잊혀 가고 있다.


이와 달리 ‘책거리’는 ‘책씻이’라고도 하는데, “학생이 책 한 권을 다 읽어 떼거나 다 베껴 쓰고 난 뒤에 선생과 동료에게 한턱내는 일”을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 독서모임은 한 학기 강독이 끝난 뒤에 책거리로 그 학기를 마무리한다.”처럼 쓴다. 어떤 사람들은 책을 처음 출판하고 그것을 축하하기 위해 모임을 베풀면서 이것을 ‘책거리’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책거리’가 아니라 ‘출판기념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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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