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10] 성기지 운영위원

 

싸가지와 거시기

 

주변에서 ‘싸가지’란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방송이나 공공장소에서 이 말을 쓸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다. 아마 이 말이 비속어라고 생각돼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이 말은 사투리(강원, 전남)이긴 하지만 비속어가 아니므로 방송이나 공공장소에서 사용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이 말은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 될 것 같은 낌새’를 뜻하며, 표준말은 ‘싹수’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으면, “싹수가 있다.”, “싸가지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반대로, 잘될 가능성이나 희망이 애초부터 보이지 않으면 “싹수가 노랗다.”, “싸가지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비록 ‘싸가지’란 말이 좋지 않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싸가지’ 자체가 속어나 비어인 것은 아니다. 말이란 사용하기 나름이다.

 

‘싸가지’와 함께 호남 사투리로만 알고 있는 ‘거시기’ 또한 표준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듯하다. ‘거시기’는 어떤 일이나 사물의 이름이 얼른 떠오르지 않을 때 그 대신으로 이르는 말이다. 친구 이름이 얼른 떠오르지 않을 때 “저, 우리 동창, 거시기 있잖아.” 할 수 있고, 어떤 일을 바로 말하기가 거북할 때에도 “저, 거시기, 지난번에는 죄송했습니다.”고 말할 수 있다.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매우 요긴하게 쓸 수 있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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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