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04] 성기지 운영위원

 

쇠고기 신고바치

 

우리말에는 어떤 말 뒤에 붙어서 그 직업을 나타내는 접미사가 여럿 있다. 주로 서민들의 생계를 위한 직업에 이러한 우리말 접미사가 붙어 쓰였는데, 대표적인 것들이 ‘꾼’과 ‘바치’와 ‘장이’라는 말들이다. 이들 가운데 ‘꾼’은 직업을 말하는 경우 외에도, 어떤 일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 예를 들면 “노름꾼”, “주정꾼”, “살림꾼” 등을 두루 일컫기 때문에, 직업에만 쓰일 수 있는 것은 ‘바치’와 ‘장이’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바치’란 말이 좀 낯설다.

 

‘바치’는 가죽신을 만드는 사람을 가리키는 “갖바치”로만 흔히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우리말에서 널리 쓰이던 접미사이다. 요즘엔 코미디언이나 개그맨이라 하지만, 예전엔 희극배우를 “노릇바치”라고 했고, 요즘의 연예인과 같은 광대나 재인을 일컫던 말은 “놀음바치”이다. 또 정원사를 “동산바치”라고 했는데, 이러한 말들은 오늘날 살려 쓰기에도 충분한 말들이다.

 

‘바치’의 쓰임새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보상금을 노리는 전문 신고자들을 “파파라치”라고 하는데, 이 말을 국립국어원에서 우리말 “신고바치”로 순화하였다. ‘신고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쇠고기 원산지를 속여 파는 업소를 신고하여 보상금을 받는 사람들을 “쇠파라치”라고 하는데, ‘신고바치’를 응용하면 ‘쇠파라치’는 “쇠고기 신고바치”로 다듬어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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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