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초등교과서 한자병기’에 대한 우리들의 견해

 

교육부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려고 한다. 오는 9월 말에 고시할 예정인 교육과정에 그런 내용을 담겠다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국어기본법」의 취지에 어긋날 뿐더러, 초등학생의 학습 활동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다. 초등 교과서에까지 한자를 도입하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문자 생활을 근본부터 흔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글은 소리‒글자‒의미의 일치도가 높은, 효율적인 표기 체계를 갖춘 문자이다. 한국어의 표기에 가장 알맞은 문자이며, 정보화에도 매우 적합한 문자이다. 효율적이고 두루 통하는 한글만으로 초등 교과서를 발행하여 온 지 46년이 되었으며, 그에 따라 한글 사용이 보편화하였고, 국민의 문해력과 학생의 학습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모든 국민이 각종 정보를 손쉽게, 골고루 공유하게 되었고, 그러한 공유의 힘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로 발전시켰다.


그런데 교육부는 이 효율적이며, 주체적이고 민주적인 표기 방식을 뒤집으려 애쓰고 있다. 그동안의 교과서 표기 방식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도 없이, 일부의 이익집단과 과거 회귀적인 사람의 과대광고와 망언에 현혹되어, 국민 전체의 말글 생활과 초등 보통교육의 본질은 파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자가 병기된 초등학교 교과서는 학생이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익히는 데에 심각한 장애물이 되며, 따라서 학습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이번의 교육과정 개정 작업은 여러 면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 예컨대 많은 재정과 사람을 들여 편찬하고 발행한, 현행 교과서는 겨우 4년만 사용하고, 아무런 평가 과정도 없이 폐기 처분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들을 접하면서, 교육과정 개정과 교과서 편찬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그런 자료를 바탕으로 교수 활동에 임하고 있는 우리들은 심한 낭패감과 좌절감을 느낀다.

 

초등교사 양성 대학에 근무하는 교수 412명은 위와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비교육적이며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교육부의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방침을 철회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우리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후에 진행될, 교과서 편찬 과정이 난항에 빠질 수도 있음을 염려해야 할 것이다.

 

2015년 9월 9일

전국 교육대학교 교수 419명 일동
경인교육대학교  공주교육대학교  광주교육대학교  대구교육대학교 
부산교육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전주교육대학교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진주교육대학교  청주교육대학교  춘천교육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 제1대학

 

강경원  강민석  강민수  강석진  강성우  강옥려  강효영  강효진  강훈식  강흥규  고경희  고병오  고선미  고은성  고정화  고한중  곽노의  곽재용  구봉진  구재명  권경필  권난주  권성룡  권수미  권영환  권오성  권정민  권택동  권택환  권혁순  권혁준  김갑성  김경성  김경태  김광수  김기흥  김남일  김다원  김도기  김도남  김도욱  김동욱  김동원  김만의  김명수  김미혜  김민조  김민호  김방출  김병주  김봉국  김봉석  김봉순  김상룡  김상미  김상욱  김상한  김서경  김성곤  김성국  김성식  김성식  김소향  김수련  김수연  김영민  김영숙  김영식  김영현  김왕준  김용    김용권  김용신  김용재  김용조  김원수  김유미  김윤옥  김은석  김은정  김은주  김인    김인수  김인옥  김인용  김재봉  김재영  김재운  김재혁  김정랑  김정원  김정자  김종우  김종우  김종현  김종훈  김진석  김진호  김창복  김창원  김창현  김철    김태규  김태복  김태은  김평    김해경  김해경  김해규  김현배  김현주  김현주  김현진  김형균  김혜리  김혜숙  김혜영  김효남  김효심  김희필  나지연  남경희  남상준  남진영  노경희  노영희  노철현  노희정  류덕제  류성기  류성림  류시현  류재만  류청산  류현종  리의도  마대성  맹승호  문병찬  문성한  문외식  민천식  박경묵  박광렬  박기범  박기범  박기섭  박남제  박만구  박미애  박민수  박상봉  박상철  박성선  박세원  박숙자  박승규  박영대  박영예  박영희  박일수  박일우  박재정  박정수  박정원  박종태  박종필  박종훈  박지숙  박찬석  박찬영  박창균  박채형  박태호  박한숙  박행모  방금주  방기혁  방정숙  배상식  배선아  배성제  배영권  백석윤  백인현  백재연  변순용  서수현  서수현  서순식  서윤진  서장원  서재복  서현석  선주원  성기훈  성영훈  소금현  손교용  손중선  손지현  손현동  손희연  송광용  송남희  송상헌  송상헌  송언근  송영민  송재홍  송춘현  송현순  송희복  승윤희  신기철  신동광  신동훈  신수범  신애경  신준식  신헌재  심미옥  심성보  심영택  심창용  안경자  안금희  안병근  안성훈  안인기  안재영  안태용  안혜영  양경식  양은주  양일호  양정혜  양태식  엄우섭  엄해영  염보영  오영렬  오재환  우상도  원명옥  원진숙  유동엽  유승희  유인환  유정수  유지은  윤여범  윤준채  윤지현  윤철기  윤혜경  은혁기  이건남  이경애  이경화  이광성  이광현  이광호  이규민  이규호  이기정  이기철  이기청  이도영  이동규  이동우  이동원  이동원  이명주  이명숙  이미자  이범웅  이병규  이상신  이상원  이선    이성숙  이성영  이수영  이수진  이연수  이영만  이영문  이영석  이영주  이용배  이용섭  이용일  이은적  이인    이인재  이재근  이재영  이재인  이재현  이재훈  이정연  이정희  이종영  이종원  이종일  이종학  이종훈  이주섭  이진택  이창근  이창덕  이창학  이철현  이춘식  이향근  이환기  이혜경  임남숙  임상봉  임성규  임재구  임종은  임채성  임천택  임해경  임화경  임효선  임희정  장신호  장용규  장원순  장혜원  전선영  전영석  전영식  전윤경  전제응  정경아  정광순  정병훈  정성수  정성우  정연옥  정연현  정용석  정용재  정우식  정은경  정은실  정인기  정종성  정종진  정지윤  정진원  정혜영  정희남  정희자  조경선  조문현  조부경  조붕환  조성원  조순이  조영권  조영남  조영미  조용기  조윤주  조은숙  조필환  조현희  주웅영  지준호  진선숙  진현정  최경은  최경희  최근배  최도성  최명숙  최미영  최병연  최석민  최억주  최재호  최지연  최창우  최태희  최형신  최흥섭  추병완  추연구  하요상  한광래  한남익  한명숙  한병래  한영희  한춘희  함희주  현종익  홍갑주  홍경선  홍명희  홍미화  홍상완  홍선호  홍성두  홍승연  홍영기  홍영식  홍예주  홍종관  황대진  황미향  황윤한  황인표  황정복  (419명)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