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00] 성기지 운영위원

 

신발이 벗겨질 때와 벗어질 때

 

쓰임새가 자주 혼동되는 낱말 가운데, ‘벗어지다’와 ‘벗겨지다’가 있다. 가령, “신발이 너무 커서 자꾸 벗겨진다.”라고 하면 옳은 말일까? 이야말로 ‘벗어지다’와 ‘벗겨지다’의 쓰임이 헛갈린 사례이다. 이때에는 “신발이 너무 커서 자꾸 벗어진다.”처럼 써야 한다.

 

‘벗어지다’와 ‘벗겨지다’는 서로 다른 뜻으로 쓰이는 말들이다. ‘벗어지다’는 “입거나 쓰거나 신거나 끼거나 한 물건이 몸에서 떨어져 나갈 때” 쓰는 말이고, ‘벗겨지다’는 “벗김을 당하여 벗어질 때” 쓰는 말이다. 그러니까 ‘벗겨지다’는 저절로 떨어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힘이 작용하여 떨어져 나갈 때에 쓰는 말임을 알 수 있다. 내가 신고 있는 신발이 크면 걸을 때마다 ‘벗어지곤’ 하는 것이고, 아이가 신고 있는 신발이 작아서 발에 꼭 맞으면 다른 사람이 벗기려고 해도 잘 ‘벗겨지지’ 않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머리숱이 많이 빠져서 머리가 훤하신 분들에게 “머리가 벗겨졌다.”, “머리가 벗겨진다.”고 하면 안 된다. 이때는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머리카락이 자꾸 빠지는 경우이므로 “머리가 벗어졌다.”, “머리가 벗어진다.”고 해야 한다. “머리가 벗겨진다.”고 하면 의도적으로 머리카락을 빠지게 하는 것이므로 바르지 않은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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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