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알면 중국어 익히기에 유리할까?


간체자는 번체자에서 어떤 원칙을 세워 획수를 간략하게 한 것이므로 그 원리를 알게 되면 한어(중국어)를 익히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한자를 좀 아는 사람들은 간체자를 외우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마치 영어 문장을 읽거나 들을 때 문법 지식을 동원하여 하나하나 분석하려는 버릇처럼 간체자를 읽을 때 자기가 아는 한자 지식으로 문자를 분석하고 변화 원리를 적용한 뒤 읽으려 한다. 그런 면에서는 기존 지식의 간섭을 받지 않고 그저 마구잡이로 간체자를 외우는 서양인이 한어 익히기에 더 유리하다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한어는 글자마다 고유한 억양인 네 가지 성조를 가지고 있다. 발음 기호는 같지만 성조가 다른 문자들이 있어서 성조에 맞게 발음하지 않으면 알아듣지 못한다. 따라서 간체자와 함께 그 문자의 발음 및 성조를 다 외워야 한다. 성조를 익히는 일은 간체자를 익히는 일만큼 어려운데, 이 역시 외국인이라면 막무가내로 외우는 길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다. 따라서 한어는 한어 그 자체로 공부하는 게 바람직하며, 한자 지식은 사람에 따라 유리할 수도 있고 불리할 수도 있다.


** 위 글은 [한겨레 훅]에 연재하는 내용입니다. http://hook.hani.co.kr/archives/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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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