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93] 성기지 운영위원


산수갑산은 어디일까?

 

힘든 일이지만 꼭 해내겠다는 의지를 밝힐 때, “산수갑산에 가는 한이 있어도”라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이 ‘산수갑산’은 어디일까? 속담의 의미상 누구나 가기 싫어하는 험한 곳인 것만은 분명하다. 마치 ‘지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라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산수’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경치를 표현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어찌된 일일까?


사실 ‘산수갑산’은 ‘삼수갑산’을 잘못 쓰고 있는 것이다. 산과 물의 경치를 뜻하는 ‘산수’란 말에 익숙해서, 또는 ‘산수’와 ‘삼수’의 발음을 혼동하여 흔히들 ‘산수갑산’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이 속담은 경치 좋은 곳에 간다는 뜻이 아니라, ‘험한 곳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이니, ‘삼수’는 아주 험한 곳이어야 한다.


‘삼수’와 ‘갑산’은 둘 다 함경도에 있는 군 단위 지명이다. 또한, 두 지역이 모두 옛날 유배지로 알려진 험한 곳들이다. 산세가 워낙 험준하고 맹수가 들끓었기 때문에, 선조들은 최악의 상황에 처했을 때 “삼수갑산에 가는 한이 있어도”라고 말해 왔다. 보건당국과 정치인들은 바로 이 같은 의지로 전염병을 다스려야 할 것이다. 그냥 저절로 진정되기만을 바라며 어물어물할 바에는 차라리 함경도 삼수, 갑산으로 가서 억류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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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