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90] 성기지 운영위원

 

두 손 벌려 사업을 벌여

 

흔히 “사업을 크게 벌렸다.”라든지, “잔치를 벌렸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데, 이것은 올바른 말이 아니다. ‘벌리다’는 “둘 사이를 넓힌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두 팔을 벌리다.”, “입을 벌리다.”, “간격을 벌리다.” 이런 말들에서는 ‘벌리다’로 쓴다. 또, “자루를 벌렸다.”라든가 “두 손을 벌렸다.”(오므라진 것을 펴다)처럼 쓸 때에도 ‘벌리다’라고 한다. 이런 예들에서 볼 수 있듯이, 물리적인 거리를 떼어서 넓히는 것을 ‘벌린다’고 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어떤 일을 계획하여 시작하다.” 또는 “여러 가지 물건을 늘어놓다.”는 뜻으로 쓰는 말은 ‘벌이다’이다. 앞서 예를 들었던 “사업을 크게 벌렸다.”를 바르게 고쳐 쓰면 “사업을 크게 벌였다.”가 되고, “잔치를 벌렸다.”도 “잔치를 벌였다.”로 써야 한다. 그 밖에도 “환경 운동을 벌이다.”라든지, “노름판을 벌였다.”, “시내에 음식점을 벌였다.”, “시장에 좌판을 벌였다.” 들과 같은 경우에도 ‘벌이다’를 쓴다.

 

곧 ‘벌리다’는 물리적인 간격을 넓게 하는 것이고, ‘벌이다’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에 쓰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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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