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화연대 소식지 510
2015년 3월 6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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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아리 내리비치]

   ◆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교사들도 반대하는 초등교과서 한자병기-이건범 대표
   ◆ [우리말 이야기] 가까운 측근-성기지 학술위원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개같이 살고 싶다-김영명 공동대표

   ◆ [대학생 기자단] 한글 옷을 입은 편지봉투-이종혁 기자

   ◆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뜻을 모아주세요.(서명운동)

   ◆ [알림] 안녕! 우리말 운동을 함께해주세요.

* '내리비치'는 한글문화연대가 '차례'를 갈음하여 부르는 말입니다.

  ◆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교사들도 반대하는 초등교과서 한자병기-이건범 대표

교육부가 2018년부터 초등학교 모든 교과서에 한자를 함께 적겠다는 방침을 검토 중이나, 초등학교 현장의 반대는 거세다.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가 초등교사 100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초등교사들의 65.9%가 교과서 한자병기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 결과를 두고 젊은 교사와 나이 든 교사 사이의 의식 차이를 점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젊은 일반교사는 64.0%, 교장선생님들은 64.1%가 교과서 한자병기에 반대하여 세대간 차이가 전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초등학생들을 오랫동안 가르치면서 현장 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부장교사들은 69.5%나 한자병기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에 책임을 가장 많이 느끼는 분들의 반응이다.

교사들의 의견을 요약하면 교육 내적으로는 실익이 없고 오히려 부작용만 커진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학습부담이나 사교육, 선행학습이 극도로 높아져 결국 아이들에게는 좋지 않다는 결론이다. 우선, 한자를 병기하면 아이들이 교과서를 읽는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응답이 84%를 넘는다. 가장 큰 문제다. 교과서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가 두루 떨어지겠지만, 특히 한자 사교육이나 선행학습을 통해 한자를 이미 익힌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 사이에 교과서 읽기 흥미도의 격차를 부를 것이다. 한자교육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인성교육에 한자가 좋다고 주장하지만, 초등교사 58%는 한자교육이 인성과는 관계없다고 답했다. 교육 속 문제도 문제지만 우리 아이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악폐는 장기적인 골칫거리로 떠오른다. 한자병기가 실시되면 아이들의 학습 부담이 늘어날 거라는 응답이 94%, 한자 사교육이 늘 거라는 응답이 91%, 한자 급수시험 응시가 높아지리라는 응답은 96%, 유치원부터 선행학습이 일어날 거라는 응답은 94%였다. 어떤 이는 어린 시절에 영어를 배우면 좋다고 하여 영어를 많이 가르치자고 하고, 어떤 이는 한자를, 어떤 이는 또 무엇무엇을 가르치자고 한다. 그 아이들이 도대체 이 모든 요구를 다 받아들일 수 있는가? 아니, 그렇게 강요해야 하는가?

우리나라 아이들이 학습에 쏟는 시간은 상상을 초월한다. 통계청이 5년마다 벌이는 국민생활시간 조사에 따르면 2009년 초등학생들의 주당 평균 학습 시간은 44시간, 중학생은 52시간, 고등학생은 64시간이다. 이 수치는 그 10년 전인 1999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성인들은 어떤가? 대학생의 주당 평균 학습시간은 중학생의 절반 수준인 26시간이며,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근로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주당 40시간 남짓이다. 그저 아이들이 봉이다.

15세 학생들을 상대로 실시하는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우리나라 아이들이 세계 1, 2위를 다투고, 국제성인역량평가의 독해력 부문에서도 우리나라 16~24세 젊은이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3위 수준이다. 그런데 취업을 하고 나이가 들면 그 능력은 뚝뚝 떨어져 노년 세대에 이르면 꼴찌에서 3위 수준으로 처진다.

어린 시절의 대입 성적으로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우리나라 교육, 사회 구조가 아이들에게 이런 해괴한 부담을 계속 짐 지우는 것이다. 성인의 독서량을 비교해보면 미국과 일본은 월 6권 넘게, 중국은 문맹이 많음에도 월 3권 가까이 책을 읽는데, 우리나라 성인들은 겨우 월 0.8권의 책을 읽는단다. 어른들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경제 지식이 중요하다고 초등학생에게 회계 과목을 가르칠 수는 없다. 용돈 출납부만 제대로 적어도 될 일이다. 아니, 그것도 하찮은 일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생활 속에서 경제관념을 키워주는 중요한 공부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교육이 뭔가 부족하다고 자꾸 욕심을 내면 배탈이 난다. 초등학생 시절에 아이들이 낱말의 뜻을 익혀가는 방식과 아이들의 생활, 그리고 그들에게 지워질 짐의 무게 등을 적절하게 고려해야 한다.

# 이 글은 2015년 3월 3일, 경향신문에 실린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의 글입니다.

  ◆ [우리말 이야기] 다사로운 손길-성기지 학술위원

말을 할 때나 글을 쓸 때에, 낱말을 불필요하게 중복하거나 반복하는 일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아무개의 가까운 측근’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그런데 ‘측근’이란 말이 “곁에 가까이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측근’이라고 하면 필요 없이 같은 뜻의 말을 반복해서 쓴 사례가 된다. 이때에는 ‘아무개의 측근’이라고 하거나 ‘아무개와 가까운 인물’이라고 말해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방송에서도 이렇게 뜻이 겹치는 표현들을 들을 수 있다. ‘미리 예고해 드린 대로’라는 말을 가끔 듣는데, ‘예고’가 “미리 알린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에, 그 앞에 또 ‘미리’를 붙여 쓰는 것은 불필요한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예고해 드린 대로’라고 말하거나 ‘미리 알려 드린 대로’라고 고쳐 쓰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그리고 은퇴를 앞둔 가수를 소개하면서 “마지막 고별 무대를 준비했다.”고 말하는데, 역시 뜻이 겹치는 표현이다. ‘고별’이 헤어지면서 하는 마지막 인사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에, 이때에도 ‘마지막 무대’ 또는 ‘고별 무대’로 바로잡아 써야 하겠다.

그밖에도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뜻이 겹치는 말을 사용하는 사례는 아주 많다. ‘따뜻한 온정’ 같은 말은 ‘따뜻한 정’이나 그냥 ‘온정’으로 고쳐 쓰는 것이 좋겠고, ‘간단히 요약하면’이라는 말도 ‘간단히’를 떼어내고 그냥 ‘요약하면’이라고 하면 깨끗하다. 또, 전세방을 구하면서 “계약을 맺었다.”고 하는데, ‘계약’이라는 말이 이미 맺는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계약했다.”고 하면 된다.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개같이 살고 싶다-김영명 공동대표

우리는 흔히 나쁜 사람들보고 개돼지 같은 놈이라고 욕한다. 그런데 듣는 개돼지 입장에서는 이런 욕이 매우 억울하다. 도대체 개와 돼지가 무슨 그런 나쁜 짓을 했다는 말인가? 개나 돼지나 어떤 짐승이든지 제 먹을 것만 먹으면 다른 욕심 부리지 않고 자거나 쉰다. 나쁜 종자는 진짜 인간이다. 배부르고 배불러도 남의 것을 더 뺏어먹으려고 하지 않는가?

나는 종종 개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개나 돼지나 짐승들은 사람들이 하는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그것들은 창피한 것을 모르고 민망한 것도 모른다. 그래서 겁이 나는데도 안 나는 척을 할 줄 모른다. 겁이 나면 겁나게 바로 꼬리를 내린다. 허세와 허영과 위선이 없다. 거기서 생기는 개체의 고뇌와 개체 사이의 갈등이 모두 없다.

사람이 가장 괴로운 것이 쓸데없는 생각 때문이다. 이 지구가 끝나면 어떻게 될까? 나는 왜 생겨났을까?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갈까? 오늘 저녁은 라면을 먹을까 풀빵을 먹을까? 박근혜를 찍을까 문재인을 찍을까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배고프면 먹이를 찾아다니고 배부르면 잔다. 아무런 걱정이 없다.

걱정이 있다면 배고픈 걱정이다. 아니 그런데 이건 걱정이 아니다. 그냥 배고픈 고통일 뿐이다. 내가 배고플까 새끼가 배고플까 걱정하지는 않는다. 그저 본능에 따라 먹이 사냥을 하거나 풀을 뜯어 먹거나 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할 뿐이다.

이런 말에 대해 사람들은 이렇게 답할 것이다. 아니 그렇게 수준 낮게 살고 싶은가? 인간이 개나 돼지처럼 살았다면 어떻게 이런 문명을 이루었을 것이며, 어떻게 뛰어난 의료 기술로 수명을 연장했을 것이며, 어떻게 온갖 물질과 놀이로 세상을 즐길 수 있었겠는가? 이에 대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다 생각하기 나름이올시다. 문명을 모르고 의료를 모르고 물질 놀이를 모르면 모르는 대로 그 나름대로의 만족을 찾았을 것이고,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은 어느 수준에서나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당신은 정말로 빙하기의 선인류가 되어 맘모스와 싸우고 추위와 싸우면서 얼어 죽고 굶어죽거나 상처투성이의 고통 속에서 짧은 삶을 살고 싶소? 물론 그렇지는 않다. 누가 그렇게 살고 싶겠는가? 나도 우리 현생 인류가 이룬 그 모든 문명의 이기를 누리면서 편안하게 오래오래(는 아니지만) 살고 싶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로 그 모든 문명의 이기 덕분에 더 편안하게 살고 있는가? 네안데르탈인이나 루시보다는 물론 편안하게 살고 있다. 하지만 문명의 찌꺼기들이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안기고 있는 것도 사실 아닌가?

말을 하다 보니 조금 새었다. 이런 글의 장점이 조금 새어도 된다는 것 아니던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현대 사회의 현생 인류는 쓸데없는 생각과 쓸데없는 걱정을 너무 많이 하고 산다. 쓸데없는 허세와 쓸데없는 위선과 쓸데없는 불행감과 쓸데없는 분노와 쓸데없는 우울감을 너무 많이 안고 산다. 그것이 다 인간인 체 하느라 그런 거다. 개돼지와는 다른 수준 높은 생명체임을 증명하고 싶어서이다.

그래 우리는 물론 개돼지보다 수준 높은 생명체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개돼지처럼 단순 무식하게 살 수는 없을까?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누가 죽이면 죽고 하면서, 그 중간 중간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말이다.

물론 그럴 수 없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덧붙인다. 그래도 나는 개같이 살고 싶다.

  ◆ [대학생 기자단] 한글옷을 입은 편지봉투-이종혁 기자

한글문화연대(대표 이건범)에서 2015년 한글 옷을 입힌 편지봉투 8종을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조의 봉투와 축의금 봉투에는 한자가 쓰여 있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한글문화연대에서 제작한 편지봉투 8종에는 전부 우리말로 표기 되어 있다.

기존에 써있는 딱딱한 한자체의 편지봉투 대신 이번에 나온 한글 문구 편지봉투에는 따스한 정이 담겨있는 한글 겉에 쓰여 있다. 더불어 덕담이 담긴 내용들도 봉투에 적혀있는 게 특징이다.

또 다른 봉투에는 사랑에 대한 문구가 쓰여 있어서, 20대 청춘남녀들의 달콤한 사랑편지를 담는 도구로도 변신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얼마 남지 않은 설에 빳빳한 세뱃돈을 넣어줄 수 있는 문구도 봉투에 새겨져 있다. 편지봉투 다발 한 묶음으로도 여러 용도로 사용 할 수 있는 느낌 있는 한글 봉투!

2015년 새해에는 색다르고, 느낌 있는 한글 봉투를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운동] 누리집에서 반대서명을 해주세요.

교육부가 2018년부터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초등 교과서에 병기된 한자는 학생들이 교과서를 읽
을 때 걸림돌일 뿐입니다. 또한 어린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늘리고 유치원 때부터 한자 조기교육과 한자 사교육을 부추길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한자는 중학교 정규교과인 한문 수업에서 배워도 충분하며,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친다 해도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여 우리의 문자생활을 어지럽힐 까닭이 없습니다.
교육부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한글문화를 망가뜨릴 이 위험한 정책을 당장 거두십시오.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에 뜻을 함께하시는 분은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www.urimal.org/461) 누리집에서 서명운동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알림] 안녕! 우리말 운동을 함께해주세요.

안녕! 우리말"^-^
대한민국 구성원이 쉬운 말을 사용하며 원활하게 소통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품격있는 언어문화를 꽃피우기 위하여 많은 단체가 뜻을 모아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을 만들었습니다. 한글문화연대는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의 사무국을 맡아 언어문화개선 운동에 앞장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누리망을 통해 언어문화개선 운동을 많은 사람에게 퍼뜨리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세요. 고맙습니다.
■ 안녕! 우리말-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누리집
http://www.urimal.kr/ 에서 안녕! 우리말 운동에 참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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