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62] 성기지 운영위원

 

가을은 곡식뿐만 아니라 여름내 공들였던 사랑의 수확물을 거둬들이는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가을에는 유난히 혼례를 치르는 연인들이 많다. 게다가 가을은 여행하기가 좋은 계절이라서, 신혼여행 중에 새 생명을 잉태할 확률도 높다. 우리는 혼인식이 끝나고 신혼여행을 하던 중에 바로 임신해서 낳은 아기를 ‘허니문베이비’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말에도 허니문베이비와 뜻이 같은 말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혼인하자마자 임신해서 낳은 아기를 ‘말머리아이’라고 하였다. 이 말은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는 표준말이다. 허니문베이비보다는 ‘말머리아이’가 정겹고 살갑다.

 

혼인식을 치르고 난 바로 다음의 즐거운 한두 달을 뜻하는 말이 바로 ‘밀월’이다. 이 밀월 기간에 가는 여행을 ‘밀월여행’이라고 하는데, 신혼여행도 혼인하자마자 가는 여행이므로 밀월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밀월은 영어 ‘허니문’에서 온 말이다. ‘honey’가 꿀이고 ‘moon’이 달을 뜻하는 말이라서, 꿀 밀(蜜) 자와 달 월(月) 자를 써서 밀월이라고 한 것이다. 혼인한 직후의 꿀같이 달콤한 때를 비유하는 말이다. 그런데, 밀월여행을 몰래 다녀오는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꿀 밀(蜜) 자를 은밀할 밀(密) 자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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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