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64] 성기지 운영위원

 

같은 낱말을 나란히 써서 복수를 나타내게 되는 ‘곳곳이’, ‘번번이’, ‘틈틈이’ 들이 있는가 하면, 여럿 가운데 하나하나를 가리키는 ‘낱낱이’도 있다. 단위를 헤아릴 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이 ‘개’(個)라는 한자말이고, 이 개에 해당하는 순 우리말이 바로 ‘낱’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하나 포장되어 있는 물건을 “낱개로 포장되었다.”고 말한다. 두 낱 이상임을 나타내기 위하여 똑같은 뜻의 순 우리말 ‘낱’과 한자말 ‘개’를 겹쳐 쓴 사례이다. 여러 낱을 가리킬 때 이를 ‘낱개’처럼 나타내다 보면 우리말 “낱낱”은 사라지게 된다. “낱개로 포장되었다.” 대신 “낱낱으로 포장되었다.” 하고 말하는 것이 우리말을 보존해 나가는 길이다.


이처럼 반복을 통해 복수를 나타내는 것 외에, 우리말에는 같은 낱말을 반복하여 뜻을 강조하는 경우도 많다. “아침 바람이 차다.”고 할 때의 ‘차다’를 강조하고자 할 때에는 ‘차다’를 반복해서 쓰면 된다. 그러니까 “매우 차다.”라는 뜻의 말은 ‘차디차다’가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매우 높다.”, “무척 곱다.”라고 할 때에는 ‘높디높다’, ‘곱디곱다’처럼 쓰고, “아주 넓다.”, “더 없이 붉다.”, “몹시 짜다.”라는 말들은 각각 ‘넓디넓다’, ‘붉디붉다’. ‘짜디짜다’ 들과 같이 반복해서 쓰면 된다.

 

다만, 어간이 ㄹ받침으로 끝나는 ‘달다’와 ‘잘다’의 경우에는 ‘달디달다’, ‘잘디잘다’라 하지 않고, 예외적으로 받침이 탈락해서 ‘다디달다’, ‘자디잘다’라고 한다. 그리고 ‘달다’와 ‘잘다’를 제외한, 나머지 ㄹ받침이 들어가는 말들, 가령 ‘길다’, ‘멀다’ 들은 받침의 변화 없이 ‘길디길다’, ‘멀디멀다’라고 말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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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