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58] 성기지 운영위원

 

‘창틀’을 뜻하는 영어 ‘sash’는 우리말에 들어와 이미 외래어로 굳어졌으며, 이 말의 바른 한글 표기는 ‘새시’이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흔히 이 말을 ‘샤시’ 또는 ‘샷시’로 쓰고 있는데, 이는 일본말의 영향을 받은 잘못된 발음 습관에서 비롯한 것이다. ‘sash’는 본디의 발음이 [sæʃ]이므로, 이를 충실히 옮기면 ‘새쉬’로 적어야 하지만, 외래어를 적을 때에 ʃ[쉬]는 어말에서 ‘시’로 적는다는 외래어 표기 원칙에 따라 ‘새시’를 표준말로 삼았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것은 “튼튼한 새시→튼튼한 창틀”처럼 건설 현장에서 이 용어를 바꾸어 쓰는 노력이다.


훈련을 할 때나 운동을 할 때 입는 것으로서 흔히 ‘추리닝’(또는 ‘츄리닝’)이라 불리는 옷이 있다. 본디 영어 ‘training’[트레이닝]에서 온 말인데, 이 또한 일본말의 영향을 받아 발음이 잘못 전해진 것이다. 하지만 ‘트레이닝’은 ‘훈련’, ‘연습’을 뜻하는 말이므로 옷을 가리키는 데에는 알맞지 않다. 그래서 이를 ‘트레이닝복’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우리말 ‘운동복’으로 순화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나는 사례로 ‘헤어샾’, ‘커피숖’ 들도 있다. 표기 규칙에 따르면 가게를 뜻하는 영어 ‘shop’의 표기는 ‘숍’으로 적어야 하니, ‘헤어숍’, ‘커피숍’이 바른 표기이다. 외래어를 적을 때,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쓰는 것이 기본 원칙이기 때문이다. ‘shop’의 ‘p’는 첫소리 글자로 쓰일 때에는 ‘ㅍ’으로 적지만, 받침으로 쓰일 때에는 ‘ㅂ’으로 적는다. 하지만 ‘shop’의 우리말이 없지 않은데 굳이 영어를 써야 할 까닭은 없다. ‘미용실’, ‘찻집’이라 부르면 수준이 떨어진다는 생각이야말로 수준이 낮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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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