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52] 성기지 운영위원

 

목욕탕이나 온천은 물을 품고 있는 시설들이라 불이 날 염려가 적은 듯이 생각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충북 제천의 목욕탕 화재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가. 며칠 전에는 경북 청도의 온천 시설에서 불이 나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불은 언제 어디서든 무서운 화마로 돌변할 수 있다.


우리말에 불에서 생겨난 말들이 무척 많은데, 주로 다급하게 타오르는 불의 속성을 빌린 말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리나케’란 말이다. 글자 그대로 ‘불이 나게’에서 나온 말로, 몹시 서둘러서 아주 바쁘다는 뜻으로 쓰고 있다. 옛날에는 부싯돌을 맞부딪쳐서 불을 일으키거나, 옴폭 패인 돌에 나뭇가지를 넣고 아주 세고 빠르게 돌려서 불을 피웠다. 그래서 불이 일어날 정도로 급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불이나게’라고 표현하다가, 오늘날 ‘부리나케’로 발음이 바뀌어 전해졌다.


매우 서두르는 모양을 ‘부랴부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불이야 불이야’가 줄어서 변한 말이다. 불이 났다고 급하게 소리치면서 뛰어나오는 모습을 그려 보면, 이 말의 뜻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불티나다’란 말도 있는데, 어떤 물건이 내놓기가 무섭게 팔려 나가거나 없어진다는 뜻이다.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으면, 불이 활활 타오르면서 불티가 사방으로 탁탁 튀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모습이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불티나다’란 말이 생겨났다. ‘불현듯’이란 말이 있는데, “불을 켜서 일어나는 것과 같이, 떠오르는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갑자기”라는 뜻이다. 옛말에서는 ‘켜다’를 ‘혀다’라고 했기 때문에, ‘불을 현(켠) 듯이’가 줄어들어 ‘불현듯이’ 또는 ‘불현듯’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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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