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51]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 선조는 술을 가리켜 “정신을 흐리멍덩하게 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만드는 물”이라는 뜻으로, ‘도깨비물’ 또는 ‘도깨비탕’이라고 불렀다. 지방에 따라 술을 ‘도깨비뜨물’이라고 하는 곳도 있다. 옛날에는 주로 막걸리를 마셨는데, 그 빛깔이 쌀을 씻어내 부옇게 된 뜨물과 닮았기 때문이다.


‘막걸리’는 ‘거칠다’는 뜻을 나타내는 접사 ‘막-’과, ‘거르다’에 ‘이’가 붙은 ‘걸리’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이다. 막걸리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말 가운데 ‘막국수’가 있다. “겉껍질만 벗겨 낸 거친 메밀가루로 굵게 뽑아 만든 거무스름한 빛깔의 국수”를 막국수라 한다. 막걸리도 이처럼 “거칠게 걸러낸 것”이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맑은술을 떠내지 않고 그대로 걸러 짜낸 술이다. 알콜 성분이 청주보다 적으며 빛깔이 흐리고 맛이 텁텁하다. 한자말로는 ‘탁주’라 하고 경상도 사투리로는 ‘탁배기’라 한다.


술은 취하지 않을 정도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때때로 적당히 취해보고 싶을 때도 있다. 딱 알맞을 정도로 취한 상태를 나타낼 때에는 ‘거나하다’는 말을 써서 “거나하게 취했다.”고 한다. 반면에, 술에 몹시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리는 상태는 ‘고주망태’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고주망태’의 ‘고주’는 본래 ‘고조’에서 변한 말인데, 술을 짜서 받는 틀을 가리킨다. 또 ‘망태’는 술을 걸러낼 때 쓰는 기구이다. 술을 너무 마시게 되면 그 사람 자체를 이렇게 술을 만들 때 쓰이는 기구로 표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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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