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44] 성기지 운영위원

 

‘갑절’은 한 수량을 두 번 합친 것을 나타내는 말로서 단위로 쓰이지는 않는다. 어떤 수량의 두 배를 말할 때에는 그냥 ‘갑절’이라고 하지 ‘두 갑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세 갑절, 네 갑절’이라고 하는 말들도 모두 잘못된 것이다. 이럴 때에는 ‘세 곱절, 네 곱절’이라고 말한다. ‘곱절’은 같은 수량을 몇 번이고 합친다는 뜻이고, 우리는 이 말을 단위로 쓰고 있다. 따라서 “농가 소득이 세 갑절 증가했다.”는 “농가 소득이 세 곱절 증가했다.”로 써야 올바른 표기가 된다.

 

‘갱신’과 ‘경신’도 자주 혼동되어 쓰이고 있다. ‘경신’은 “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서 우리말 ‘고침’으로 다듬었다. 그런데 고쳐서 새롭게 한다는 뜻인 “단체 협상 갱신”은 “단체 협상 경신”으로도 쓸 수 있지만, “대회 신기록을 경신했다.”라든지 “주가가 최고가를 경신했다.”처럼 ‘지금까지의 기록을 깨뜨린다’는 뜻으로 쓸 때에는 이를 ‘갱신’으로 바꾸어 쓸 수 없다. 반면에, 컴퓨터에서 기존의 정보를 변경하거나 추가, 삭제하는 일을 뜻하는 ‘갱신’이라든가, 법률관계의 존속 기간이 끝났을 때 그 기간을 연장하는 일을 의미하는 ‘갱신’ 따위는 ‘경신’이라고 하면 안 된다.


‘갑절’과 ‘곱절’, ‘갱신’과 ‘경신’ 못지않게 ‘참여하다, 참석하다, 참가하다’ 들도 자주 헷갈린다. 간단하게 구별해 보면, ‘참여하다’는 “어떤 일에 관계하다.”의 뜻으로 쓰여 그 일의 진행 과정에 개입해 있는 경우를 드러내는 데에 쓰이는 말이고, ‘참석하다’는 모임이나 회의에 출석하는 것을 나타낼 때에 쓰는 말이다. 그리고 ‘참가하다’는 단순한 출석의 의미가 아니라 ‘참여’의 단계로 들어가는 과정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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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