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37] 성기지 운영위원

 

요즘 텔레비전 뉴스를 듣다 보면, “내일은 미세먼지가 나쁨으로 예상되니 나들이를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쓰시기 바랍니다.”와 같은 예보가 자주 들린다. ‘부득이하게’, ‘부득이할 경우에는’ 들과 같은 표현이 뉴스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눈에 띄는데, 이는 필요하지 않은 말을 덧붙여 쓰고 있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사례이다. 우리말에서는 “마지못하여 할 수 없게”라는 뜻으로 ‘부득이’라는 부사가 쓰이고 있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이란 표현은 “부득이 외출할 때는”이라고 간결하게 고쳐 쓰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그리고 “부득이할 경우에는”이라는 말도 ‘부득이하면’으로 바꿔 쓰면 더욱 간결한 표현이 된다.

 

신문 기사와 방송의 뉴스 프로그램에서 어색한 표현을 보고 듣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강도가 벌이는 일을 표현한 ‘강도짓’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보자. ‘짓’이라는 말은 동작을 뜻하는데, 주로 좋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쓰인다. 가령 “나쁜 짓, 어리석은 짓, 짐승만도 못한 짓”이라고는 말하지만 “좋은 짓, 천사 같은 짓”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렇게 보면 ‘강도짓’은 이상한 데가 없다. 하지만 우리말에는 ‘짓’이 붙어 쓰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손가락질’, ‘부채질’을 ‘손가락짓’, ‘부채짓’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도 ‘도둑질’이지 ‘도둑짓’이 아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남의 것을 억지로 뺏는 일도 ‘강도짓’이 아니라 ‘강도질’이라 해야 올바른 말이 된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