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성분, 제대로 알 수 있으려면?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5기 박찬미 기자
misongjong@naver.com


 사람들은 약을 먹을 때 자신이 먹는 약의 성분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또한 약품의 주의사항을 꼼꼼히 읽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큰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설령, 약 성분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약 포장지에 표기된 성분이 모두 외국어 이름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 성분이 어떤 효과를 낳는지 알기 어렵다. 그런데 만약 약품 성분 옆에 우리말 설명을 덧붙여 표기하면 어떨까? 또한 성분의 위험성도 보기 쉽게 표시하면 어떨까? 약 성분을 미리 알고 먹으면 약 성분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약 포장을 들여다봐도 자세히 알 수 없는 성분의 특징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약국에 가면 약사는 감기약을 처방해준다. 콧물, 몸살, 기침, 가래 등 증상에 따라 다른 종류의 약을 처방 받는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감기약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성분이 대부분 들어있다.

▲ 휴노즈연질캡슐과 하이펜 포장의 각 앞면, 측면, 뒷면의 모습. (상단부터)

 

 여기 한국프라임제약의 코감기 약 ‘휴노즈연질캡슐’과 일양약품의 감기·몸살 약 ‘하이펜’이 있다. 이들은 약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기약으로, 역시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있다. 먼저 두 약물의 주의사항을 살펴보면 해당 약물을 복용할 때 함께 복용해선 안 되는 약물의 종류와 특징이 각각 나와 있다. 그러나 해당 성분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은 일양약품의 ‘하이펜’뿐이다. 그마저도 이 성분이 어떤 효능을 주는지 밝히지 않고 ‘다른 아세트아미노펜 제품과 함께 복용하면 간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만 표기돼있다.
 그렇다면 아세트아미노펜은 과연 어떤 성분일까. 이는 진통과 열을 억제하는데 쓰이는 성분으로, 과다 복용할 경우 심각한 간 손상을 일으킨다. 이 성분은 흔히 알려진 약 ‘타이레놀 정’에도 주로 들어있다. 지난 3월 30일자 <약사공론>에 따르면 2013년도부터 2016년까지 이 성분으로 인한 부작용 보고 사례는 28건이었다. 게다가 이 중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른 사례는 무려 6건에 달했다. 이렇듯 해당 성분의 위험성이 증명됐음에도, 약의 포장을 보면 아세트아미노펜이 어떤 성분인지 알기 어렵다. 또한 성분으로 인한 부작용 역시 작은 글씨로 표기돼있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외국어 이름으로만 표기된 약 성분, 직접 찾아보는 수밖에

 

 한편 외국어 이름의 약품 성분으로 부작용을 경험한 실제 사례가 있다. 23살 대학생 한 씨는 어린 시절 ‘탁센’이라는 진통제를 먹고 부작용을 경험했다. 이후 의사는 그녀에게 ‘탁센’ 성분이 든 약을 절대로 복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그런데 그녀가 고등학생이 됐을 때 그녀는 또 다시 부작용을 경험했다. 보건실에서 준 진통제를 먹고 2시간가량 정신을 잃은 것이다. 이는 약에 들어있는 ‘나프록센’ 성분 때문이었는데, 이 성분이 탁센의 주성분임을 몰라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녀는 “만약 탁센의 주성분이 나프록센이라는 것을 알았거나, 그 성분이 어떤 효과를 낳는지 알았더라면 그 약을 먹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날 이후 약을 복용할 때마다 약 성분을 꼼꼼히 읽고 성분의 부작용을 모두 찾아 본다”고 밝혔다. 이어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약품 성분이 어떤 효능이 있는지, 부작용은 무엇인지 약 포장에 보기 쉽게 나와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 성분 옆에 쉬운 우리말 설명을 함께 표기한다면?

 

 만약 외국어로 된 약품 성분에 우리말 설명을 덧붙여 표기하고 성분에 대한 부작용을 보기 쉽게 표시한다면 이런 일을 미리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아세트아미노펜’ 옆에 ‘진통·열 억제 성분’이라는 설명을 함께 표기하는 것이다. 또한 ‘나프록센’은 ‘염증 억제·관절염 치료 성분’과 함께, 소화제에 많이 들어있는 ‘트리메부틴말레산염’은 ‘위산 역류 억제·위장 운동 조절 성분’이라는 내용을 함께 표기할 수도 있다.
 지난 4월 6일자 한국방송(KBS) 뉴스에 따르면 식약처에서 ‘아세트아미노펜 과량 투여 시 간 독성 위험이 있다’는 경고 문구를 소비자가 알아 보기 쉽게 노란색 바탕에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이는 부작용을 예방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나아가 다른 성분들의 부작용도 소비자들이 보기 쉽게 표시할 것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약 성분에 대해 따로 하나하나 찾아보지 않고도 어떤 기능을 하는지,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양한 해결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외국어 이름의 성분 옆에 우리말 설명을 함께 덧붙여 표기하고 약 성분에 대한 위험성이나 부작용을 눈에 잘 띄게 표시하는 방법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지 않을까?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