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33]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나라 공문서에는 아직까지도 외국어투 문장이나 이른바 ‘공문서투’라 불리는 불필요한 표현이 많이 쓰이고 있다. 가장 흔한 예가 일제 때의 낡은 버릇이 남아 있는 표현들이다. 예를 들어, 공문서에서는 “필히 참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와 같은 표현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때의 ‘필히’라는 말은 일본에서 ‘必ず’(かならず)라고 쓰는 것을 한자음 그대로 ‘필히’라고 읽어버린 것이다. 이는 우리말 ‘반드시’, ‘꼭’ 들과 같은 뜻이므로, 공문서에서도 “반드시 참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로 써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꼭 와야 해.”라고 하지 “필히 와야 해.”라고 하지는 않는다.


일제 때의 버릇 가운데, “본 공문으로 대신함”, “본 상품의 결함” 들처럼, ‘본’이라는 말을 남용하는 사례도 아주 흔하다. 예전에는 공식석상에서 연설을 할 때, ‘나는’이라 하지 않고 ‘본인은’이란 말을 즐겨 썼는데, 이것은 일본식 말투로서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문서에 남아 있는 “본 공문으로”와 같은 일본어투 표현도 “이 공문으로”처럼 우리말 표현으로 고쳐 써야 한다.


일본어투 못지않게 우리말 환경을 해치고 있는 영어투 표현도 갈수록 공문서에 흔해지고 있다. 가령, “이 제도를 운영함에 있어”라든지, “새 규정을 적용하는 데 있어”와 같은 문구는 번역문에서 비롯한, 우리말답지 않은 영어식 표현이다. 이 말을 우리말답게 바로잡으면, “이 제도를 운영할 때에”, 그리고 “새 규정을 적용할 때에”라고 하면 된다. ‘~함에 있어서’, ‘~하는 데 있어’와 같은 말은 ‘~할 때에’로 고쳐 써야 우리말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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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