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32]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의 입맛이 갈수록 서구화하여 먹거리 문화가 바뀜에 따라 차츰 우리말 음식 이름들이 잊혀 가고 있다. ‘겉절이, 곰국, 부침개, 비짓국, 소박이, 수제비, 장떡, 튀각, 풀떼기’ 들처럼 지금까지 남아 있는 먹거리도 많지만, ‘간서리목, 강피밥, 개떡수제비, 닭김치, 밀푸러기, 쌀골집, 젖미시, 회깟’ 들처럼 이름만 남아 있고 먹어 보기 어려운 먹거리도 많다. 또한, ‘가지만지, 감화보금, 관전자, 너비아니, 섭산적, 왁저지, 원밥수기, 추포탕, 화양누르미’ 들과 같이 이름도 낯선 우리말 음식 이름들이 이밥의 낱알처럼 무수히 많다.

 

조리 용어도 불을 사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다. 불을 사용하는 조리 용어들에는 ‘굽다, 튀기다, 지지다, 볶다, 부치다, 익히다, 끓이다, 달이다, 찌다, 삶다, 고다, 데우다, 데치다, 조리다, 졸이다, 쑤다, 뜸들이다, …’ 들이 있고, 불을 사용하지 않는 조리 용어들에는 ‘버무리다, 무치다, 말리다, 절이다, 재우다, 안치다. 저미다, 다지다, 썰다, 뜨다, 빻다, 깎다, 두르다, …’ 들이 있다.

 

이런 말들이 명사로 파생되면 ‘구이, 튀김, 지짐이, 볶음, 부침개, 찜, 찌개, 곰국, 조림, 무침, 무말랭이, 겉절이’ 들로 바뀌고, 서로 합치면 ‘지지고 볶다’, ‘구워삶다’, ‘버무려 무치다’ 들처럼 되기도 하고, ‘바싹 굽다’, ‘달달 볶다’, ‘살짝 볶다’ 들과 같이 정도를 나타내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다양하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우리말 음식이름을 되살려 쓰는 것은 우리의 전통음식을 지키는 것 외에도, 청소년들의 식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서양 먹거리들 사이에서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우리 입맛을 되살리고 지켜 내는 일이기도 하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