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품, 꼭 영어 이름이어야 하나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4기 이한슬 기자
lhs2735@gmail.com


최근 화장품을 주제로 유튜브 방송을 하는 유명 진행자인 이사배가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고 한국어로만 화장할 수 있을지를 방송하여 화제가 되었다. 그녀가 호기롭게 도전했음에도 끊임없이 자신도 모르게 외국어 단어를 말하다 놀라는 모습이 많은 사람을 웃기게 했다. 그러나 외국어에 익숙해져 있는지에 대해 재고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방송에서 이사배는 자신이 사용한 화장품과 화장품 도구를 한국어로 바꿔 말하며 하나씩 짚어줬다. 그런데 사용한 화장품 도구뿐만 아니라 화장품 브랜드, 제품 이름까지 모두 영어였기에 아무리 한국어로 번역해서 말하려고 해도 결국 영어를 사용하게 되어 약속한 벌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 벌칙이 계속 쌓이고 쌓여서 마지막에는 입술에는 태극기를, 이마에는 오륜기를 그린 모습으로 방송을 끝냈다. 이렇게 벌칙을 피할 수 없을 정도로 화장품 관련 용어는 왜 죄다 외국어일까?

  

로마자 중심의 외국어 표기, 어떻게 보나?

 

2015년 국립국어원에서 외국어 표기에 관해 국민 의견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72.8%가 외국어 표기가 많은 분야로 의류 상표, 화장품명을 지목했다. 이는 남성이 69.2%, 여성이 74.%가 답하여, 성별에 차이없이 의류 상표와 화장품명에 외국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느끼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어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어 표기에 대한 견해를 물어본 결과,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이 모두 나타났는데 특이한 점은 외국어를 쓰면 사용하는 사람이 멋있어 보인다(8.5%)거나 학식이 있어 보인다는 이유(16.2%)가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는 것이다. 그 외에는 실용적인 목적에서 외국어 표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를 나타냈는데, 한국어로는 나타낼 수 없는 미묘한 의미 때문이거나 (40.2%), 새로운 감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33.5%) 견해가 그 뒤를 이었다. 

외국어 표현 쓰는 사람을 바라보는 인식에 변화 생겨

 

그렇다면 외래어·외국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인상은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과거에는 외래어·외국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서 ‘세련된 느낌을 주거나 학식이 높아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 조사에서는 감소하는 추세이고, 반면 ‘별 느낌이 없다’는 의견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 외국어 표현을 쓰는 사람에 대한 인상

게다가 국어 순화에 대해서도 ‘순화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유지해야 한다’거나 ‘외국어·외래어를 더 많이 받아들여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약해지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즉, 순화어 사용에 대한 인식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인 반면, 외래어, 외국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은 감소 추세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


○ 외국어 표현에 대한 견해

마케팅은 사람의 인식체계를 활용해 물건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기법이다. 화장품 대부분이 영어로 되어 있는 건 과거 우리의 인식에서 외국어를 매력적으로 본 사람이 많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점차 외국어에 대한 환상과 세련된다는 인상이 사라지고 있는 건  굳이 영어에 집착하지 않고 한국어로도 충분히 그 화장품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 예시로 최근 우리말 제품명으로 출시되는 화장품이 사람의 눈에 더욱 띄고 독특함을 인정받아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에뛰드」의 경우, 섀도우 제품군인《룩 앳 마이 아이즈》는 모두 이색적인 우리말 이름을 가지고 있다. ▶통기타여신 ▶사랑은 모래성 등 기발하고 재미있는 표현을 제품 이름으로 출시했다. 인기 제품군인《디어 마이 블루밍 립스-톡》 역시 ▶새침하고 쉬폰 오렌지 ▶ 감싸주고 쉬폰 베이지 등 언어유희가 가미된 한국어 제품명을 사용한다. 「이니스프리」의 손톱미용 제품들 역시 순우리말 제품명을 사용하고 있다. ▶제주 억새 ▶저녁 7시 ▶봄의 녹차 잎 등 이름이 매우 인상적이다.

 

 한국인에게는 한국어 제품명이 제품의 특징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다., 무조건적으로 외국어를 수용할 것이 아니라 우리말 이름을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할 이유가 더 많아진 셈이다. 앞으로 많은 국내 브랜드들이 톡톡 튀고 개성 넘치는 한국어 제품명을 사용하기를 바란다.

 

출처 2015년 국민의 언어의식 조사보고서, 국립국어원.
사진 출처 http://blog.daum.net/dms8565/1058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