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30] 성기지 운영위원

 

받침소리가 이어져 소리 나는 말들 가운데 잘못 적기 쉬운 말들이 많다. ‘높다’의 사동형인 ‘높이다’도 그러한 사례이다. ‘높게 하다’는 뜻으로 쓸 때 바른 표기는 ‘높이다’인데 여러 곳에서 ‘높히다’로 쓰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실제 인터넷 검색창에 ‘높히다’를 입력해 보면 무수한 글들이 떠오른다. 또, “어떠할 것으로 짐작이 가다.”는 뜻으로 쓰이는 ‘짚이다’를 ‘짚히다’로 적는다든가, “얼음을 녹이다.”라는 말을 “얼음을 녹히다.”로 적는 경우, “뚜껑이 덮이다.”를 “뚜껑이 덮히다.”로 적는 경우가 무척 많다. 이들은 모두 ‘-히-’가 아니라 ‘-이-’로 적어야 한다.

 

‘돋치다’도 ‘치’와 ‘히’ 표기가 자주 틀리는 사례이다. 말 속에 상대를 공격하는 뜻이나 내용이 들어 있을 때 “가시 돋친 말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를 “가시 돋힌 말을 한다.”처럼 적는 경우가 무척 많다. ‘속에서 생겨나 겉으로 나타나다’는 뜻을 지닌 이 ‘돋다’에 접사 ‘-히-’를 붙여 피동 표현을 만든 것이 ‘돋히다’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잡히다’, ‘먹히다’의 형태를 떠올려 자칫 혼동할 수가 있지만, ‘돋히다’는 잘못된 표현이다.

 

‘돋다’는 ‘-히-’를 붙여 피동 표현으로 만들 수 없는 자동사이다. ‘가시 돋힌 말’은 ‘가시 돋은 말’이나 또는 ‘가시 돋친 말’로 바꾸어 써야 한다. 이때 ‘돋치다’는 ‘돋다’의 피동 표현이 아니라 ‘돋다’에 강조의 의미를 더하는 접사 ‘-치-’를 붙여 만든 낱말로, ‘돋아서 내밀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넘다’에 ‘-치-’를 붙여 ‘넘치다’, ‘밀다’에 ‘-치-’를 붙여 ‘밀치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날개 돋힌 듯 팔렸다.”라는 말 또한 “날개 돋친 듯 팔렸다.”로 써야 바른 표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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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