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29] 성기지 운영위원

 

미세먼지가 걷힌 파란 하늘을 보고 싶은 나날이다. ‘파랗다’라는 용언이 활용할 때에는 어간인 ‘파랗-’의 받침 히읗이 ㄴ이나 ㅁ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탈락하는 현상을 보인다. 문법용어로 하면 이것을 ‘ㅎ불규칙활용’이라고 한다. 그래서 ‘파랗다’가 ‘파라니’, ‘파라면’으로 ㅎ이 탈락해서 쓰이고, ‘빨갛다’가 ‘빨가니’, ‘빨가면’으로 변하는 것이다. 가령, 꽃이 빨갛다고 할 때, ‘빨갛네’와 ‘빨가네’ 중 ‘빨가네’가 바른 표현이 된다.


그러나 종결어미 ‘-습니다’가 결합하는 경우는 ‘ㅎ’이 탈락하는 환경이 아니므로 ‘파랍니다’가 아니라 ‘파랗습니다’와 같이 활용한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걷힌 하늘이 파랍니다.”는 말은 “미세먼지가 걷힌 하늘이 파랗습니다.”로 바로잡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집 마당에 핀 봄꽃이 빨갑니다.”도 “우리 집 마당에 핀 봄꽃이 빨갛습니다.”로 말해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승부를 예측하면서 “내 생각이 맞다면 우리가 이길 것이다.” 또는 “내 생각이 맞는다면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고 할 때, ‘맞다면’과 ‘맞는다면’도 무척 혼동되는 표현이다. ‘맞다면’에 쓰인 ‘-다면’은 ‘-다고 하면’의 준말인데, 이때의 ‘-다고’는 형용사 어간 뒤에 붙어 쓰이는 말이다. 반면에 ‘맞는다면’에 쓰인 ‘-는다면’의 원말은 ‘-는다고 하면’인데, ‘-는다고’는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동사 어간 뒤에 붙어 쓰인다. 따라서 ‘맞다’는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이기 때문에, “내 생각이 맞는다면 우리가 이길 것이다.”처럼, ‘맞다면’이 아니라 ‘맞는다면’을 써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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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