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25] 성기지 운영위원

 

내일부터 3월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봄철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자성어 가운데 ‘삼춘가절’이라는 말이 있다. 봄철 석 달의 좋은 시절을 뜻하는 말로서, 3, 4, 5월을 삼춘가절이라고 한다. ‘삼춘가절’처럼, 한자 넉 자로 된 사자성어를 흔히 한자 익은말이라고 한다. 한자 익은말은 우리 선조부터 오랫동안 친근하게 써 왔기 때문에, 우리 언어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그런데 이 한자 익은말 가운데 자주 틀리는 것들이 있다.


며칠 전에 어느 광고문에서 ‘희노애락’이란 낱말을 보았는데, 이것은 한자 익은말을 잘못 쓴 것이다. 한자 ‘기쁠 희’ 자와 ‘노할 노’ 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희노애락’이라고 옮겨 쓸 수 있겠지만, 이 말은 우리말 말법에 따라 활음조 현상이 일어난 경우로서, ‘희로애락’이 바른 표현이다. 이렇게 원래의 한자음에서 소리가 변한 말은 흔하게 볼 수 있다. ‘허락’도 사실은 한자음대로 적으면 ‘허낙’인데 우리 말법에 따라 ‘허락’으로 소리가 변한 것이다.


의지할 곳 없는 홀몸을 가리켜서 ‘홀홀단신’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우리말 ‘홀몸’을 연상해서 말하기 때문에 혼동한 경우인데, 이 말은 한자 성어로서 ‘혈혈단신’이라고 해야 맞다. 그리고 남의 눈을 피해 한밤중에 도망하는 것을 ‘야밤도주’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말은 ‘야반도주’라고 해야 맞다. ‘야반’이라는 한자말을 ‘야밤’이라고 혼동한 것은, ‘밤중’이라는 우리말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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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