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민감한 만큼 용어에도 민감해진다면..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4기 이연수 기자
lovely5629zz@naver.com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를 꼽자면 의(옷), 식(음식), 주(집)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가 될 것이다. 다른 누군가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내보이는 매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런 의류 분야에서도 그들끼리 소통하기 위한 전문용어가 존재하는데 요즘은 비전문가인 일반인들에게도 너나 할 것 없이 쓰이고 있는 추세이다. 쉽게 알아듣는 용어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용어들도 굉장히 많다. 그런 용어를 모른다는 것이 민망한 일이 되거나 전문용어와 일상용어 간의 혼란을 불러일으킨는 경우가 있다. 결국 소비자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해서 구매의 욕구를 떨어뜨리거나 오히려 자극시켜서 구매하게끔 하는 것처럼 소비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그렇다면 의류 분야와 미용 분야에서 전문용어가 어떻게 쓰이고 있으며, 문제점은 과연 무엇일까?

 

패션 전문용어의 절반 이상은 프랑스어와 이탈리어로 구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는 자유롭고 편리했던 해양교통덕분에 무역이 국가의 주요 산업이 될 수 있었다. 특히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대형 원단 회사와 양모 산업의 발전 및 가죽과 모피를 이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등 오늘날 패션 영역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세웠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패션 사업을   집안 대대로 일을 물려받는 형태로 꾸준히 이어갔는데 브랜드가 다양하고 독보적이어서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패션 산업이 발달하고 그 역사가 깊고, 압도적으로 힘을 가진 국가의 언어로 이루어진 용어가 전문용어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19일까지 ‘샤넬 마드모아젤 프리베 서울’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디 뮤지엄에서 열렸다. 관람객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우연히 패션산업과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물어봤다. “아방가르드, 프레타포르테, 오트퀴튀르와 같은 용어들이 많이 있었는데 전공책에서 보던 단어들이 왜 풀이도 없이 일반인들도 보러올 전시회에 기재되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학생은 이어서 본인의 경험을 살려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예전에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신발의 소재가 물세탁을 하면 안 되는 스웨이드였다. 설명서에 기재가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리를 맡기러 오는 고객들이 많았다. 이렇듯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제품에는 굳이 전문용어로 기재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특수하거나 일반인들이 접할 수 없는 상품이나 소재에는 전문용어를 사용한다고 해도, 이처럼 생활상품이라 할 만큼 사용도가 높은 제품에까지 외국 낱말로 기재한다는 것은 오히려 일반인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나중에는 한국어인지 외래어인지 혼란스러워하는 결과까지 초래하게 될 것이다.

▲ 사진 1
이런 경우는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색조 화장품 영역에서도 볼 수 있다. 립스틱, 메이크업 베이스, 블러셔 등 화장품의 종류를 일컫는 용어는 이미 굳어졌기 때문에 사실 문제될 부분이 크지 않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새로이 만들어지는 다양한 제품의 이름에 주목을 해야 한다. 사진 1을 보면 제품의 이름에 온통 외국어로 설명되어 있다. 이름만 가지고서는 제품을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용도가 확실하게 와 닿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화장품 이름이 외국어와 혼용되어서 쓰이거나 외국어로만 쓰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사진 2에서는 눈꺼풀에 색감을 주는 ‘아이쉐도우’의 색상이 ‘자색고구마’이다. 제품의 특성을 확실하게 알 수 있고, 우리말로 되어있어 소비자들의 구매에 도움이 된다.


 

▲ 사진 2

인사동이나 삼청동 근처에만 가도 가게 이름이 우리말로 표기 되어있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상표이름은 여전히 외국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Nature Republic’이라는 브랜드는 간판에 자연주의를 의미하는 ‘네이쳐리퍼블릭’이라고 쓰지만 그대로 외국어이다.

 

제품 이름이나 상표이름을 한국어로 사용하게 되면 우리말을 생각하고 연구하게 된다. 곧 우리만의 고유한 용어가 생길 수도 있다. 보라색을 놓고 보면, 영어로 ‘Purple’과 ‘Violet’이 있는데 전자는 붉고 채도가 높을 때, 후자는 푸르스름하고 채도가 낮을 때 사용한다. 앞의 예처럼 자색고구마에서 청자색(靑紫色)을 의미하는 자색은 한자어이다. 진보라, 연보라 이외의 순우리말로 되어있는 용어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국내는 물론 국외에 독립적으로 쓰일 수 있는 색상을 우리말로 알릴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항상 사용하는 우리말에 계속해서 관심을 줘야 할 이유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