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타닥, 한글 자판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4기 남재윤 기자

pat0517@naver.com

 

한글 타자 연습을 하는 초등학생, 보고서를 쓰는 대학생, 문서 작업을 하는 직장인까지…. 하루 종일 컴퓨터 혹은 노트북 자판으로 한글을 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한글 자판,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 현재 쓰이는 한글 자판의 일반적인 모습


한글에는 ‘종성(받침)’이 있고, 초성과 중성뿐만 아니라 종성까지 모아쓴다. 한글 특유의 특징이자 한글이 과학적이라는 것의 증거이지만, 한글 타자기의 발명에는 큰 걸림돌이었다. 알파벳 타자기처럼 한 글자를 쓸 때마다 넘어가면 종성을 쓸 수 없게 되므로, 글쇠 일부는 글자가 찍혀도 종이가 움직이지 않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더불어 ‘간’과 ‘군’에서 ‘ㄱ’의 모양이 달라지는 것처럼 알파벳과 달리 한글은 똑같은 글자라도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모양이 크게 달리진다. 그래서 한글 자판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최초 한글 타자가 등장한 것은 1914년이다. 재미교포 이원익이 미국에서 쓰이던 로마자 타자기의 활자를 한글로 바꾸어 만든 것으로, 세로모음과 함께 쓰는 초성, 가로모음과 함께 쓰는 초성, 받침 없이 쓰는 중성, 받침과 함께 쓰는 중성, 종성 이렇게 다섯벌식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문장이 세로로 찍혀 나오는 형태였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사용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후에 송기주, 김준성이 한글 타자기를 내어 놓았지만, 실생활에 이용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광복 이후 안과 의사 공병우가 직접 만든 새로운 한글 타자기를 발명장려회에 출품해 1등을 수상한다. 이것이 세벌식 타자기인데, 타자 속도가 매우 빨라 1951년 한국전쟁 당시 공병우 타자기로 교육을 받은 해병대 타자수들이 전군의 타자수를 양성하는 교관으로 활동하기도 하는 등 한국군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더불어 1953년, 정전협정문에도 이 세벌식 타자기가 사용되었다. 세벌식 타자기는 첫소리(초성) 한 벌, 가운뎃소리(중성) 한 벌, 끝소리(종성) 한 벌을 서로 다른 글쇠 자리에 나누어 놓은 한글 자판이다. 공병우 박사와 그가 설립한 한글문화원은 여러 차례의 수정보완 작업을 통해 다양한 세벌식을 발표했으며, 이 중 1991년 발표된 세벌식 최종과 1990년 발표된 세벌식 390이 가장 많이 쓰인다. 두벌식보다 편리하다고 평가받지만, 외워야 할 자판 수가 많아 일반 대중이 배우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1982년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두벌식 자판기가 발명되었고, 널리 보급되게 된다.

 

▶ 공병우 세벌식 타자기의 모습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자판이 통일될 필요가 있었고, 1983년 국무총리 훈령에 따라 현재 쓰고 있는 두벌식 자판을 새로운 표준 자판으로 공표하였다. 이러한 두벌식 자판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하는 자판의 수가 적어 익히기 쉽다는 것이다. 자음 14개와 자주 쓰는 단모음 및 이중모음 12개가 알파벳 26자와 대응을 이룬다. 시프트키를 함께 누르면 쌍자음 5개와 이중모음 2개(ㅒ,ㅖ)를 입력할 수 있고, 겹받침과 자주 사용하지 않는 반모음 및 이중모음은 자판 2개를 연속으로 눌러서 입력한다. 하지만 자판의 수가 적은만큼 오타가 많이 발생하고 속도도 느리다. 초성과 종성을 같은 자판으로 치기 때문이다. 또한 자음을 입력해야 하는 왼손이 모음을 입력해야 하는 오른손보다 더 피로해지며, 그 중 왼손 새끼손가락의 사용빈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단점이 있다.

 

아름다운 우리의 한글, 요즘은 한글을 직접 손으로 쓰기보다는 컴퓨터나 핸드폰에서 쓰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세벌식이 나으니 두벌식이 나으니 하는 논란도 있었지만, 지금의 두벌식에서 더 발전된 자판이 나올지 사뭇 기대된다. 한글 자판을 통해 한글의 위상과 가치가 높아지길 바란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