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17] 성기지 운영위원

 

부주의와 방심 때문에 일어나는 참사가 끊이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대형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안일한 생각이 사고를 불렀다.”라든지, “안이한 대처가 더 큰 화를 불러왔다.”와 같은 분석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말들은 부주의가 사고를 불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처럼 대충 쉽게 생각하고 넘어갈 때 ‘안일하다’ 또는 ‘안이하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안일하다’와 ‘안이하다’는 비슷한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같은 말은 아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안일하다’와 ‘안이하다’는 뚜렷이 구분해서 쓰기가 쉽지 않은 말들이다. ‘안일한/안이한 생각’이라든지, ‘안일한/안이한 태도’처럼 둘 다 의미가 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안일하다’는 편안함만을 누리려는 태도가 있는 것인 데 비해, ‘안이하다’는 너무 쉽게 여기는 태도가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관심을 덜 둔다는 의미에서는 둘 다 비슷하지만, ‘안일하다’는 ‘안이하다’에 비해서 ‘편안함만 추구한 나머지 현실을 회피한다’는 비판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가령, “작업 현장에서의 안일한 자세는 자칫하면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할 때에는 ‘안일하다’를 쓰는 것이 어울린다. 애쓰지 않고 편하게 작업하려는 태도를 꼬집는 말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그 순간만 모면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 문제다.”에서는 ‘안이하다’가 더 잘 어울린다. 여기서는 너무 쉽게 여기는 태도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또, ‘안이하다’에서는 ‘안이’만 따로 떼어내 사용할 수 없지만, ‘안일하다’는 형용사일 뿐 아니라 ‘안일’과 같이 명사로도 쓸 수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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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