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15] 성기지 운영위원

 

요즘에는 사과를 먹을 때 껍질을 벗겨서 먹는 게 일반적이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사과 껍질을 벗겨서 먹은 기억이 별로 없다. 사과뿐만 아니라 껍질을 먹을 수 있는 과일은 모두 잘 씻어서 “껍질째” 먹고는 했다. 이처럼 ‘-째’는 ‘그대로’ 또는 ‘전부’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그래서 항상 앞에 나오는 말과 붙여서 쓴다. “낙지를 통째로 삼켰다.”는 물론이고, “포도를 씨째 먹었다.”라든지, “약초를 뿌리째 캤다.”, “국을 냄비째 상에 놓았다.” 들에서는 모두 ‘-째’를 붙여 쓴다.


그런데 이 ‘-째’와 혼동하여 쓰는 것으로 ‘체’와 ‘채’가 있다. 이 세 가지는 종종 잘못 쓰이는데, 일단 ‘체’와 ‘채’는 ‘-째’와는 달리 의존명사라서 앞의 말과 띄어서 써야 한다. 또한 ‘체’와 ‘채’도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역시 구별해서 써야 한다. ‘체’는 ‘거짓으로 꾸미는 태도나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 주로 ‘~하는 체하다’의 형태로 많이 쓰인다. 예를 들어, “다 알고도 모르는 체했다.”라든지, “일하기 싫어서 아픈 체했다.”, “잘난 체하다 망신을 당했다.” 같은 말들에서는 모두 ‘체’로 쓴다.


반면에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라는 뜻으로 쓰이는 의존명사이다. 주로 ‘~하는 채’, ‘~하는 채로’의 형태로 많이 쓰이는데, “앉은 채 의식을 잃었다.”에서도 ‘채’로 써야 한다. 그 밖에도 “옷을 입은 채 냇물에 빠졌다.”, “토끼를 산 채로 잡았다.”라고 할 때에도 모두 ‘채’가 쓰인다. “잘난 체하고 낙지를 통째로 삼켰다가 앉은 채 의식을 잃었다.”라는 문장에서 ‘체’와 ‘-째’와 ‘채’가 각각 어떻게 다르게 쓰이고 있는지 잘 살펴볼 일이다.
성기지/ 한글문화연대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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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