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08] 성기지 운영위원

 

“경비원이 순찰을 돌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올바른 표현일까? ‘순찰’은 “돌아다니면서 살펴본다.”는 뜻의 말이므로, ‘순찰을 돈다’는 표현은 필요 없이 겹말을 쓴 사례가 된다. 이 말은 “순찰을 하였다.”로 고쳐 쓰는 것이 옳다. “경찰이 두 시간마다 순찰을 돌고 있다.”라는 문장을 바르게 고쳐 보면, “경찰이 두 시간마다 순찰을 하고 있다.”가 된다.


이렇게 필요하지 않은 군더더기를 붙여 겹말을 쓰는 사례는 우리 주변에 무척 많다. “북한 핵 개발에 대한 제재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기사문에도 군살이 들어 있다. ‘반드시 필요하다’에서 ‘필요’란 말이 “꼭 소용되는”이란 뜻을 나타내므로 그 앞에 ‘반드시’ 하는 표현은 군살로 붙은 말이다. 또, 일상생활의 대화 가운데 “방금전에 왔어.”란 말에서도 ‘방금’ 뒤에 붙여 쓴 ‘전’은 필요 없는 군더더기이다. 회의를 할 때, 재적 인원의 ‘과반수 이상 참석’이라고 하는데, ‘과반수’가 “반이 넘는 수”를 뜻하기 때문에 그 뒤에 붙은 ‘이상’이란 말도 군더더기이다. 그냥 ‘과반수 참석’이라고 하거나, ‘반수 이상 참석’이라고 표현하면 된다.


방송에서 저명인사의 인터뷰를 들어 보면, “소위 말하는”이란 표현을 자주 쓰고 있는데, 이 말도 같은 뜻을 겹쳐 쓰고 있기 때문에, 그냥 ‘소위’라고 하거나 순 우리말로 ‘이른바’라고 고쳐야겠다. 그런가 하면 “이번 테러로 부상을 입은 사람”이라는 표현도 올바르지 않다. ‘부상’이란 말이 이미 “상처가 생겼다.”는 뜻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 뒤에 다시 ‘입다’를 붙여 말할 게 아니라, “부상을 당한 사람”이라고 하든지, “상처를 입은 사람”이라고 고쳐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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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