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07] 성기지 운영위원

 

‘무동 태우다’는 말은 본래 사당패의 놀이에서 나온 말이다. 여장을 한 사내아이가 사람 어깨 위에 올라서서 아랫사람이 춤추는 대로 따라 추는 놀이가 있었는데, 이때 어깨 위에 올라선 아이를 ‘무동(舞童)’이라고 한 데서 나왔다고 한다. 이 말이 번져서, 어깨 위에 사람을 올려 태우는 것을 ‘무동 태우다’라고 하게 되었다. ‘무동’은 한자말이고, 순 우리말로는 목 뒤로 말을 태우듯이 한다고 해서 생겨난 ‘목말 태우다’라는 말이 있다.


“도무지 알 수 없다.”라 할 때의 ‘도무지’란 말은, 대원군 시대에 행해지던 형벌에서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포도청의 형졸들이 죄수에게 사형을 집행할 때에, 백지 한 장을 죄수의 얼굴에 붙이고 물을 뿌리면 죄수의 숨이 막혀 질식사를 했는데, 이것을 ‘도모지(塗貌紙)’라 한다는 기록이 있다. 아마 이처럼 끔찍한 형벌을 당하면 옴짝달싹도 못하고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는 뜻에서 ‘도모지’란 말이 번져 나갔다가, ‘도무지’로 발음이 변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어원은 한자에 있더라도 세월이 흐르면서 완전히 우리말이 되었기 때문에, 국어사전에도 이 말들은 한자 표시 없이 우리말로 올라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수한 ‘숭늉’도 그러한 사례 가운데 하나인데, ‘숭늉’은 한자어 ‘숙랭(熟冷)’에서 나온 말로 ‘익힌 찬물’이라는 뜻이다. ‘숙랭’이 오늘날 발음이 변하여 ‘숭늉’으로 굳어져 쓰이면서 완전히 우리말이 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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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