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05] 성기지 운영위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더니 중부 지방에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이제 온전한 가을이 되었다. 가을은 우리 농촌에서 여름 내내 가꾸어 온 땀의 결실을 거둬들이는 시기다. ‘추수하다’를 순 우리말로 ‘가실하다’, 또는 ‘가슬하다’고 하는데, 이것은 거둬들인다는 뜻이다. 여기서 ‘가슬’이 시옷 소리가 약화되어 ‘가을’이 되었고, 이는 곧 추수하는 계절을 가리키는 낱말로 굳어졌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우리말 가운데 ‘아람’이란 말이 있다. 초등학생들이 주축이 되는 공동체 가운데도 보이스카우트와 비슷한 ‘아람단’이란 단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밤이나 도토리가 완전히 익게 되면 저절로 벌어져서 떨어질 정도가 되는데, 이것을 아람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다 익어서 떨어진 열매를 그대로 아람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는 “밤송이에서 빠지거나 떨어진 밤톨”을 뜻하는 ‘알밤’과도 비슷한 말이다.


다 익어서 벌어진 밤을 가리키는 아람과 소리가 비슷한 말 가운데 ‘아름’이 있다. 아름은 사람이 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둘레를 말한다. 그래서 나무 둘레를 재는 길이의 단위로 이 아름이란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 ‘꽃다발 한 아름’이라고 하면 사실은 꽃송이를 묶은 다발이 두 팔을 벌려서 껴안을 만큼 큰 것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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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