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3] 성기지 운영위원

 

날씨가 추워졌다. 어느덧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지는 계절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때쯤이면 한 해 동안 소원했던 벗들의 연락처를 뒤적이는 이들이 많아진다. 어떤 만남이나 모이는 날을 약속할 때에 우리는 '몇째 주 무슨 요일'이라는 말을 흔히 쓰게 된다.

 

11월 달력을 펴보자. 금요일부터 1일이 시작된다. 자연히 8일은 '둘째 주 금요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첫째 주 목요일'은 7일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첫째 주' 목요일의 바로 다음날이 '둘째 주' 금요일이라는 사실이……. 11월의 경우, 1일이 금요일이기 때문에 '첫째 주' 목요일은 오지도 않고 지나갔을 수도 있고, 7일이 될 수도 있다. 한 달이 주중에서 시작될 때, 그 주도 그 달의 한 주로 보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날살이에서 '주'라는 말이 정확히 규정되지 않고 사용되고 있으므로, 엄밀히 따지면 어느 쪽의 해석이 맞다 그르다 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법률 조문에서 규정하는 것이 아닌 이상 어느 한 쪽으로 한다고 강제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이때에는 '첫째 주' 무슨 요일, '둘째 주' 무슨 요일이란 표현을 바꾸어 보면 어떨까? 이를 그 달의 '첫째' 무슨 요일 또는 '둘째' 무슨 요일로 바꾸면 이러한 혼란이 없어진다. 11월의 첫째 금요일은 1일이다. 그리고 11월의 첫째 목요일은 7일이다. 이처럼 '주'를 빼고 표현하면 날짜가 명확해진다.

 

11월의 첫째 금요일부터 셋째 일요일까지 열이레 동안, 서울시 정동 세실극장에서 '샘이 깊은 물'이란 연극이 공연된다. 극단 로뎀에서 무대에 올린 이 연극은 일제강점기에 조선말 큰사전 편찬을 강행하며 일제에 맞서 우리말 우리글 수호에 앞장섰던 조선어학회 학자들의 이야기이다. 쓸쓸한 저녁 정다운 사람과 함께 100분 동안이나마 한글 사랑과 겨레 사랑에 일생을 바쳤던 그 분들의 치열한 삶과 숭고한 정신을 만나보는 것도 좋으리라.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