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파티>전을 다녀와서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4기 남재윤 기자

pat0517@naver.com

 

 

지난 3월 14일부터 5월 14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1층에서 한글이라는 문자에 대해서 다양한 접근한 작품들이 전시된 ‘날개. 파티’전이 열렸다.

 

이번 ‘날개. 파티’전은 서울시립미술관(SeMa, Seoul Museum of Art) 삼색전(三色展) 중 그린(Green)에 원로 작가의 업적과 자취를 반추하고 한국 미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해보기 위하여 시각디자이너 안상수와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가 초대되면서 열렸다. 삼색전은 한국 미술계를 세대별로 조명해보기 위해 격년제로 기획되며, 청년 작가를 위한 세마블루, 중진 작가를 위한 세마골드, 원로 작가를 위한 세마그린으로 구성되어 있다.


‘날개. 파티’ 중 ‘날개’는 시각디자이너 안상수의 호이며, ‘파티(PaTI)’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ju Typography Institute)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명칭으로 안상수 씨가 교장으로 있다. 안상수 씨와 파티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한 사회와 문화의 기본이 되는 문자의 근본 속성을 탐구하고 디자인 교육의 미래를 살펴보게 했다.

▲ 안상수체 중 ‘학’의 디자인

 

전시는 디자이너 안상수 씨의 대표작 ‘안상수체’로 시작된다. 그동안 한글의 꼴이 네모 안에만 갇혀 있던 것을 해방하고, 현대적으로 바꾼 디자인이다. 사진의 ‘학’이 익숙하게 느껴진다면, 과학 잡지인 <과학동아>의 “학”을 무의식적으로 떠올렸을 수도 있다. 그는 이러한 시도를 통해 문자를 단지 ‘언어에 종속된 기호’가 아닌 ‘활자의 형태적 물성’이라는, 문자 자체가 가지고 있는 조형적 요소를 바탕으로 파악하는 인식의 전환을 표현하고자 했다.

▲ 왼쪽 ‘라이프치히 문자 드로잉’과 오른쪽 ‘실크스크린 오마쥬’


전시장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왼쪽 벽을 빼곡히 채운 액자들이 등장한다. ‘라이프치히 문자 드로잉’이 그려져 있는데, 한글 활자에 잉크를 바르고 종이에 찍어내어 손으로 번지게 하는 단순한 작업의 반복이 모여 한글의 감춰진 형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문자가 살아 움직인다는 것을 표현한 작품이다.


오른쪽 벽에는 실크스크린 오마쥬 세 작품이 걸려 있다. 오마쥬는 프랑스에서 온 말로 ‘경의의 표시’ 또는 ‘경의의 표시로 바치는 것’이라는 뜻이다. 왼쪽부터 마르셀 뒤샹, 모택동, 이상 순서로 전시되었는데, 이들은 디자이너 안상수의 예술세계에 큰 영향을 준 사람들이다. 안상수 디자이너는 이들을 ‘ㅎ’안에 연결시키고 가둠으로써 그의 철학과 예술적 지향점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 파주타이포그라피 학교의 교육 과정과 그 결과물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의 교육과정과 그 결과물로 구성되어 있었다. 크게 ‘함께 멋 짓는 배곳’, ‘과정으로 배우는 배움’, ‘배우미’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학교를 어떤 계획으로 세웠는지, 건축에는 어떤 의도가 담겨 있는지, 학교가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지 잘 드러나 있었다. 또한 실제 학교에서 쓰이는 도구와 캐비닛 등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색칠 공부 등 어린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것들도 있었다.

▲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의 모든 활동은 포스터로 종합하여 표현된다.


한글 디자인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멋글씨(캘리그라피) 정도만 생각했었는데, 한글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게 디자인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기자가 간 날은 두 달 간 전시의 마지막 날이었다. 하지만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에서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에 ‘파티 방문의 날’ 시간을 가지고 있으니, 전시를 보지 못해 아쉽다면 방문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방문 신청 및 위치 등은 파티 누리집(http://www.pati.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