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88] 성기지 운영위원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부치다’는 “어떤 물건을 상대에게 보내다.” 또는 “어떤 문제를 다른 기회로 넘겨 맡기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반면에 ‘붙이다’는 “맞닿아 떨어지지 않게 하다.”라고 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부치다’는 무언가를 보내거나 맡긴다는 뜻이고, ‘붙이다’는 달라붙게 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마당에 안건을 맡길 때에는 ‘토론에 부치다’라 해야 하고, 한쪽으로 상대를 몰아붙일 때에는 ‘밀어붙이다’라고 써야 한다.

 

그런데 막상 ‘붙이다’나 ‘부치다’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때에는 여러 곳에서 혼란을 느끼게 된다. 가령, “그는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그렇게 몰아부치지 마세요.”처럼, 많은 사람들이 ‘걷어부치다’, ‘몰아부치다’처럼 쓰고 있다. 또, “그녀는 내게 날카롭게 쏘아부쳤다.”라든지, “무조건 밀어부친다고 되는 게 아니다.”와 같이 ‘쏘아부치다’, ‘밀어부치다’처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말들은 모두 ‘걷어붙이다’, ‘몰아붙이다’, ‘쏘아붙이다’, ‘밀어붙이다’라고 써야 한다.

 

‘걷어붙이다’, ‘몰아붙이다’, ‘쏘아붙이다’, ‘밀어붙이다’ 들은 한결같이 무언가에 힘을 가해 한쪽으로 붙여 놓는다는 느낌을 주는 말들이기 때문에 (‘부치다’가 아닌) ‘붙이다’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는 옷을 벗어부치고 싸움에 뛰어들었다.”라는 문장에서는 ‘벗어부치다’가 바른 표기이다. ‘팔을 걷어붙이다’와 ‘옷을 벗어부치다’의 표기가 다르다는 것에 주의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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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