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한글 아름답게’, 한글과 디자인의 결합으로 소통의 시대를 열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4기 서희주 기자
zhtmahtm1022@naver.com

 

‘초록색 테두리에 네모난 검색창’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같은 답을 생각할 것이다. 바로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검색 사이트 중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네이버’다. 사람들은 지식과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네이버를 통해 궁금증을 해결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네이버는 “지식을 공유하는 것에 있어 소통의 기본은 ‘한글’이며 온라인 세상에 한글로 된 정보가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며 2008년부터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을 시작했다.

 

한글로 발돋움한 네이버, 화면속 한글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다.
먼저 이 캠페인을 가장 많이 알리게 된 활동은 ‘나눔 글꼴’이다. 요즘은 컴퓨터나 손전화의 작은 화면으로 문서를 접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나눔 글꼴’은 기존의 ‘돋움체’, ‘명조체’ 등에서 획과 모양을 조금씩 바꾸어 만들어 눈에 편하고 쉽게 들어오게 했다. 화면에서 또렷하게 보이게 하는‘힌팅(Hinting)기술’을 이용했다고 한다.

▲ 나눔 고딕과 나눔 명조의 글자가족 출처: ‘한글한글 아름답게’ 누리집(http://hangeul.naver.com/)

‘나눔 고딕’, ‘나눔 명조’는 아래아 한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문서에도 많이 쓰이지만 간판이나 책의 표지, 포스터 등에도 사용된다. 나눔 글꼴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한글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존 글꼴들은 2,350자를 표현할 수 있게 제작되었다. 웬만한 표준어는 쓸 수 있지만 외래어나 외국어, 사투리 등을 표현하고자 하면 화면에서 글자가 깨지거나 ‘□’로 나타난다. 그러나 나눔 글꼴에서는 첫닿자, 홀자, 받침자를 모두 조합한 11,172자를 만들었다.

 

▲ 나눔 글꼴 설치방법

나눔 글꼴을 이용하려면 ‘한글한글 아름답게’누리집(http://hangeul.naver.com/)에서 위쪽에 있는 ‘나눔 글꼴’에 들어가서 ‘나눔 글꼴 모음 설치하기’를 누르면 된다. 나눔 고딕과 나눔 명조 외에도 손전화의 작은 화면에서도 글자가 또렷하게 보이게 만든 ‘나눔 바른고딕’과 ‘나눔 바른펜’이 있다. 또 후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글의 원형을 디지털 기술로 복원한 ‘나눔 옛 한글’도 찾아볼 수 있다.


또 ‘나눔 글꼴 이야기’에 들어가면 ‘나눔 고딕’과 ‘나눔 명조’가 만들어진 과정, 시민 공모전을 통해 ‘나눔 손글씨’를 만들게 된 이야기, 인쇄 했을 때 잉크를 절약할 수 있게 만들어진 ‘나눔 글꼴 에코’ 등의 이야기를 볼 수 있으니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눔 글꼴과 함께 누구나 멋진 한글 문서를 작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한글한글 아름답게’에서 제공하는 한글 문서 서식 종류 예시

 

‘한글한글 캠페인’의 둘째 활동은 한글 문서 양식을 설계해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다. 누구나 멋진 한글 문서를 작성할 수 있게끔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력서, 식당 차림표, 전단지, 계획서, 시간표, 엽서, 명함, 초대장, 보고서, 감사장, 졸업장, 여행 계획표 등 총 166가지의 한글 문서 양식이 준비되어 있다.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문서를 출력용, 발표용으로 구분하여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출력용 문서의 효율성이 눈에 띈다. 인쇄했을 때 종이와 잉크를 절약할 수 있게 문서를 흰 바탕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눔 글꼴 에코’를 사용하면 최대 35%의 잉크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나눔 글꼴 에코’는 글자 안에 작은 구멍이 촘촘하게 뚫려있어서 인쇄할 때 이 구멍 사이로 잉크가 자연스럽게 번지면서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역시 누리집 위쪽에 있는 ‘한글 문서’에서 ‘선택한 서식 받기’를 누르면 바로 설치할 수 있다. 또 ‘한글 문서 사용 안내’에는 도표나 차트, 그래프, 도형 등을 이용하여 더욱 간결하고 보기 좋은 문서를 만들 수 있는 짧은 정보도 나와 있다. 이는 늘 문서를 만드는 직장인들은 물론, 처음 접하는 이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준비된 설명서와 같다.

 

“일상 속에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글 간판을 설치했습니다.”

셋째 캠페인 활동은 전국 36곳의 가게와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 한글간판을 설치한 것이다. 일상에서 시민들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아쉬운 점은 지난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만 그쳤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작은 상점을 운영하는 상인들로부터 사연을 받았고, 디자이너들이 직접 한글 간판 제작에 참여했다. 물론 글씨는 ‘나눔 글꼴’을 활용했다.


청계천 헌책방 거리는 1950년대에 만들어졌으며 아주 오래된 서적부터 오늘 막 세상의 빛을 본 책까지, 어제와 오늘의 한글이 가득한 곳이다. 현재 25곳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자는 직접 헌책방 거리에 가서 일상 속에 자리 잡은 한글 간판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았다.

▲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있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

 

인터넷 화면이 익숙한 요즘 같은 시대에 각종 정보가 담긴 책부터 동화책, 성경책, 잡지, 사전 등등 다른 사람들의 손길이 닿았던 책들이 쌓여있는 것을 보니 정겨운 느낌이 났다.

▲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 설치된 한글 간판

한 줄로 늘어선 가게들 사이 헌책방 25곳의 한글 간판은 단연 눈에 띄었다. 익숙한 나눔 글꼴들이 새로운 디자인을 만난 데에 옛 감성까지 더해지니 형형색색의 다른 간판들보다 훨씬 깔끔하고 분위기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청계천과 동대문 일대에 한글로 된 간판이 자리 잡고 있으니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외국어와 로마자 간판이 점점 많아지는 요즘, 더욱 많은 한글 간판이 설치되어 일상 곳곳에서 우리나라의 정서와 한글의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 설치된 한글 간판

크게 3가지의 활동을 소개해보았다. 이외에도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에서는 ‘손글씨 공모전’과  ‘아름다운 우리 시 공모전’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주관하는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개최했다. 2015년에 처음 시작한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은 한글을 소재로 한 상품이나 온라인 콘텐츠, 건축,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티셔츠나 가방, 공책 등을 발명하는 공모전이다. 여러 분야에서 한글 융합 사례를 공모하며 실제 상품화를 위해 기업과 연계하여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2년마다 열리는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인 ‘타이포 잔치’를 후원하며, 2014년 10월 개관한 국립 한글 박물관의 후원회에 속해있다. 특히 한글박물관의 정문 계단을 오르내릴 때 보이는 한글 문구와 박물관 내 한글 정보 검색공간인 ‘한글 누리’를 함께 만들었다.

국립 한글 박물관 내 ‘한글 누리’ (출처: http://blog.naver.com/hyeo2n/220921188228)

인터넷과 손전화의 발달로 무분별한 우리말 파괴가 늘어가는 요즘,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이 점차 설 곳을 잃어간다. 누군가는 이러한 이유를 들어 국내 최대의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한글 관련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이 모순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네이버가 앞장서서 지금의 언어 사용 현실을 지적하고 아름다운 한글을 보존해 나간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 캠페인은 더욱 값진 의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글꼴, 문서 양식, 간판이라는 디자인과 결합한 한글은 일상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와 마주하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 아름다운 우리말과 한글이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한글 보존에 대한 인식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네이버처럼, 사람들의 소통 공간인 다양한 온라인 매체들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한다면, 세대와 계층을 어우르는 한글 소통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