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노랫말이 아름답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4기 유원정 기자
ybwl81@naver.com

 

 

외국어가 쓰이지 않은 노래는 얼마나 있을까

길거리나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다 문득 가사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고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나 평소 가사에 외국어가 들어간 노래를 쉽게 들을 수 있다. 한 문장 안에 영어 단어와 우리말 단어가 함께 쓰인 가사는 흔하다. 듣다 보면 가사의 전체 맥락과 어울리지 않는 외국어가 무분별하게 들어가 의미를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요즘 가요에 외국어를 쓰지 않은 노래가 몇이나 될까? 거의 없다. 제목과 가사에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하나라도 쓰지 않은 노래를 찾기 쉽지 않다. 2016년 1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월간 종합 순위 100위 곡을 조사한 결과 우리말 가사로만 이루어진 노래는 평균 30.6%에 불과했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반면에 외국어 가사가 들어간 노래는 70% 가까이 있다. 어느새 외국어가 쓰인 노래 가사가 낯설지 않게 되었으며 사람들 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한류 열풍과 외국어 가사

199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어가 들어간 노래는 아주 일부에 불과했다. 유명한 시인의 시가 노래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예를 들어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세월이 가면’은 박인환 시인의 시를 노래한 것이다.2000년대 중반 이후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대중음악, 이름하여 케이팝(K-pop)이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외국인들이 케이팝을 즐겨 듣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가사에 외국어가 들어가는 사례가 늘었다. 또한, 외국어가 후렴구를 차지했다. '후크송'유형의 노래가 생겨나면서 후렴구를 짧은 소절로 채우기 시작했다. 운율을 만들어 대중들이 따라 부르기 쉽게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말보다는 ‘Oh Oh Oh Yeah Yeah Yeah' 등 영어 감탄사나 음성 상징어가 주로 사용되었다. 이런 음악의 변화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우리 노래에 외국어 가사가 70% 가까이 쓰이는 현황을 한 번쯤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노랫말이 우리말인 노래는?

음악 전문 누리집에서 전문가와 유명 디제이가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음악을 소개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장르·가수·시대에 따라 나뉘고 사용자는 원하는 라디오를 선택해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말을 주제로 한 라디오는 없다. 어쩌면 당연하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음악을 듣는데 굳이 우리말을 주제로 노래를 고르는 것이 이상할 법도 하다. 그러나 우리말로만 된 가사가 적은 만큼 우리말 가사를 의식적으로 찾아보고 읊조리며 곱씹어보았으면 한다. 또한 사람들이 우리말로 쓰인 노래를 찾아 들으면 앞으로 만들어질 음악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외국어 대신 우리말로 운율을 살린 후렴구가 늘어날 것이다. 최근 6개월간 음악 순위 100에서 우리말로만 쓰인 노래 중 10곡 선정했다. 우리말 가사로 쓰인 노래를 살펴보자.

 

 

첫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노래는 ‘바람꽃’이다. 가수 이선희의 노래는 가사가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다.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주제곡인 이 노래 역시 가사가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바람꽃의 꽃말인 사랑의 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선희씨는 노컷 뉴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우리말과 음색이 주는 보컬의 힘이 있다. (중략) 전 가사의 힘이 무한히 큰 걸 좋아한다. 곱씹고 생각할 수 있는 가사가 더 좋더라. 앞으로도 그런 가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말을 변함없이 지키고 있다.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여우비’ 등 이선희의 다른 노래도 같이 찾아 들어보자.

 

두 번째로 소개할 노래는 그룹가수 ‘여자친구’의 ‘너 그리고 나’이다. 케이팝(K-pop)을 부르는 어린 가수들, 흔히 말하는 아이돌의 노래에 영어 가사가 흔하게 쓰이는 세태에서 ‘여자친구’의 우리말 가사는 특별하다. 특히 이 노래 가사 중 ‘나빌레라’는 조지훈의 시 ‘승무’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시의 화자는 승무를 추는 여승의 모습이 나비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노래에서 ‘나빌레라’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비처럼 날아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비유한 것이다. 작년 7월 발매 당시 이 노랫말이 화제가 되었고 12월까지도 종합 순위 100위 안에 머물며 꾸준히 사랑받았다. 우리말 가사로 이뤄진 신선한 후렴구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으로 소개할 노래는 비교적 최근 발매된 아이유의 ‘밤편지’이다. 아이유는 정규 4집을 정식으로 선보이기에 앞서 두 곡을 먼저 발표했다. 그 중 첫 번째 곡이 ‘밤편지’이다. 서정적인 선율과 우리말 가사가 조화롭게 어울린다. 아름다운 가사를 듣다 보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앞의 가사에서 보듯 우리말은 그 어떤 언어보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더 풍부하게 전달해준다. 오늘 하루는 우리말 가사가 아름다운 노래를 재생 목록에 넣어보자.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