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86] 성기지 운영위원

 

오래 전에 텔레비전 방송에서 ‘무릎팍도사’란 프로그램을 방영한 일이 있다. 무릎의 낮은말로 쓰이는 ‘무르팍’은 ‘르’ 자 밑에 받침이 없어야 하는데, 이 프로그램 제목인 ‘무릎팍’에는 ‘르’ 밑에 ㅍ 받침이 있다. 철자가 잘못 되었다고 지적하니, 담당자는 “무릎팍은 ‘무릎을 팍 치게 하는 족집게 도사’라는 뜻으로 합성한 말이며, 무릎의 속어인 무르팍이 아니다.”고 답변하였다. 딴은 그럴 듯도 하다.


‘무릎’과 같이 ㅍ 받침을 쓰는 낱말 가운데 ‘섶’이라는 말이 있다. 고추나 오이 모종을 심을 때 그 옆에 모종 줄기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해 주는 막대기를 꽂아주는데, 이때의 막대기를 섶이라고 한다. 시골에서 밭을 일구거나 도시에서도 화단을 가꾸는 이들 가운데 섶을 그냥 지지대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지대는 큰 물건이나 나무를 받쳐주는 것이고, 덩굴지거나 줄기가 가냘픈 식물을 받쳐주는 막대기는 ‘섶’이라고 해야 하겠다.


ㅍ 받침이 들어간 낱말 가운데 ‘오지랖’이란 말이 있다. ‘오지랖’은 우리의 전통적인 의복 가운데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말한다. 이 겉옷의 앞자락이 지나치게 길고 넓으면 걸을 때마다 이것저것 함께 쓸려가게 되는데, 여기에서 “관계도 없는 남의 일에 쓸데없이 간섭한다.”는 뜻으로 ‘오지랖이 넓다’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말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는 일도 오지랖이 넓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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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