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이야기에서 금은보화가 가득한 동굴 문을 열고 닫는 주문을 기억 하시나요? 욕심 많은 형 카심은 그 열쇠 말을 끝내 기억하지 못하고 도득들에게 들켜 몰매를 맞아 죽었던 그 비밀번호 말입니다. 


10월 9일 한글날 아침.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 앞에서 힘껏 외쳤습니다. “열려라 참깨~ 아니 열려라 안전문”이라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바람 한 점 새어 들어갈 틈도 없이 꽉 닫혀있던 그 문이 열리면서 ‘안전문이 열립니다.’라는 시원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10월 9일 한글날 1호선 시청역 승강장 앞, 대학생 동아리 ‘우리말 가꿈이’가 지하철 안내 방송이 ‘안전문’으로 바뀐 것을 기념하는 영상 촬영을 하고자 시청역에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하여 학생들과 함께 “안전문이 열립니다. 우리말 서울이 열립니다.”라는 멋진 구호를 외쳤습니다.


우리말 가꿈이 130여 학생들은 지난 2012년 9월 서울시에 스크린도어를 안전문으로 바꾸자는 제안을 하기 위해 더운 여름날 비지땀을 흘리며 스크린도어와 안전문이라는 글자를 만드는 번개춤사위 영상을 찍었습니다. 2012년 9월 4일 서울시 공공언어 시민돌봄이 한마당에서 이 내용을 제안하여 박원순 시장의 약속을 받아내는 큰 일을 해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말 가꿈이' 학생들은 지난 9월부터 10월 한글날까지 한 달 동안 날마다 박원순 시장님께 손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장한 일을 한 우리말 가꿈이 학생들을 칭친해 주십시오. 

“시장님! 우리말 가꿈이 대학생들과 한 1년 전 약속을 기억하고 계시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지하철 안내 방송이 바뀌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23년 만에 공휴일로 맞는 올해 한글날에는 꼭 스크린도어가 아니라 '안전문이 열립니다.'라는 방송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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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지하철에서 ‘스크린도어’라는 말을 누가 신경 쓰기라도 하나? 안전문으로 바꾼 게 뭐 대수로운 일이냐고 하시는 분이 혹시 계십니까?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시민의 안전과 보건 등을 알리는 첫 번째 말은 늘 우리말이어야 합니다. 위험에 처한 시민에게 출구라는 말 대신 ‘EXIT’로, 심폐소생기를 ‘AED’로, 비상 전화기를 ‘EMERGENCY’로만 표기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현재 대한민국의 공공언어가 영어를 앞세운 용어만을 사용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