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패싱] 이건범 상임대표

2017 대통령 후보 초정 토론회

어제 대통령 선거 토론에서 유승민 후보가 “영어를 별로 안 좋아하시니까”라고 전제를 달면서 ‘코리아 패싱’을 아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참 고약하다. 나도 한 일주일 전엔가 방송에서 처음 들은 말이라 낯설긴 했지만 그때 뉴스 들으면서 바로 알아들었었다. ‘한국 왕따’를 되도 않는 영어로 누군가 있어보이게 만들어 퍼뜨린 것이리라.

여기서 문제는 이런 거다. “영어를 별로 안 좋아하시니까”라는 말이다. 국민 모두가 지켜보는 방송에서 굳이 영어를 쓸 필요도 없는데 영어 좋아하는 유승민은 꼭 이 영어를 써서 말을 꺼내야 했을까? 영어 안 좋아하는 사람은 촌스럽다는 말빛을 내비치면서 말이다. 우리 국민 가운데에는 그 말을 설명해줘도 못 알아들을 사람 많다. 특히 유승민이 그렇게도 잡고 싶어하는 노년 세대 보수층에 말이다.

바른정당에서 유승민 빼고 모두 후보 사퇴 쪽으로 가고 있으니, 이럴 때 바로 ‘유승민 패싱’이라는 말을 쓰면 되는 거라고 설명했다면 아마 모든 시청자가 쉽게 이해했을 것 같다. 한국 빼놓고 미중일 등이 한반도 문제 주무르는 걸 코리아 패싱이라고 한다는 말 한 마디만 들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못 들어본 사람은 당연히 모르는 말이다. 그 말 모른다고 요즘 외교 상황을 모르는 얼간이가 어디 있겠는가만, 또 그렇게 나경원 의원이 말했다니, 참 한심하다.

대통령 후보들, 방송토론에서든 유세에서든 공약에서든 외국어 좀 쓰지 말고 쉬운 말 써라. 그게 민주주의 정치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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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