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디자인? 타이포그래피!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노민송 기자

amy0360@naver.com

 

한글이 얼마나 우수하고 아름다운 문자인지를 누가 모를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한글’이라는 언어 자체를 좋아하고 있다. 그로 인해 실생활 언어뿐만 아니라 디자인으로도 한글이 떠오르고 있다. 가령 한글 모양을 활용한 건물이나 한글이 포함된 옷, 장신구 등이 있다. 특히 요즘 가장 떠오르는 것은 ‘캘리그라피’이다. 캘리그라피는 '손으로 그린 문자'로, 많은 사람이 각자의 개성에 따라 아름다운 한글을 그린다.


그런데 ‘타이포그래피’가 무엇인지 아는가? 보통의 사람들은 타이포그래피를 접해본 적이 없다. 이는 캘리그라피와 다르다. 미술대사전의 용어 설명에 따르자면, 타이포그라피는 활판술로, 활자 서체의 배열을 말하는데 특히 문자 또는 활판 기호를 중심으로 한 2차원적 표현을 칭한다. 활자란 네모난 나무나 금속에 기호를 볼록 튀어나오게 새겨서 이를 찍어내어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흔히 말하는 금속활자니 하는 말을 떠올리면 된다. 따라서 쉽게 비교해 말하자면, 캘리그라피는 손으로 직접 쓰는 글씨체라면 타이포그라피는 글자 모양을 찍어낼 수 있게 활자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나무나 금속에 만들었다면 요즘은 디지털로 찍어내는 글씨체를 말한다. 즉, 캘리그라피는 손글씨, 타이포그라피는 찍어내는 글씨가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점점 뜻이 바뀌어 사진까지도 첨가하여 구성적인 그래픽 디자인 전체를 가리키고 일반의 디자인과 동의어 같이 쓰이는 일도 있다.


이러한 타이포그래피가 인기를 끌어 타이프 디자이너 혹은 폰트 디자이너가 전문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한글 타이포그래피 작품을 살펴보면 아주 독특하고 창의적인 작품이 많다. 아래의 타이포그래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독특한 글자 모양뿐만 아니라 그에 맞는 디자인까지 첨가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독특한 디자인이 첨가된 한글 타이포그래피

한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중에 유진웅 디자이너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특히 그의 작품들을 보면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진다. 작품의 한글은 마치 퍼즐의 한 조각 같은데, 멀리서 보면 한글 자체보다 한글의 요소가 어우러져 있는 이미지가 먼저 보인다. 이렇게 조형, 이미지가 먼저 보이는 이유는 그가 한글을 촌스럽게 보이지 않도록 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작업에 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보면 귀여운 동물 등 친숙함을 느낄 수 있는 모양이 많다.

유진웅 디자이너의 작품 한글보다 ‘고양이’가 먼저 보인다.

또 한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로서 가장 잘 알려진 김기조 디자이너가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 그만의 독창적인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사실 그가 디자이너 김기조로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는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밴드와 함께 일할 때부터다. 그가 대중적인 음악과 만나면서, 새로운 대중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줄 기회가 생겼던 것이다. 이후 그만의 글씨체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더욱 인기를 얻게 됐다.

다양한 글자 모양을 만드는 김기조 디자이너

김기조 디자이너가 만든 음반 표지

그런데 그의 작품은 단지 아름다운 한글만 부각하지 않는다. 특히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의도를 글자에 표현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 편은 누구인가”라는 문장에서 글씨에 손모양을 더해 마치 우리 편은 이리 오라는 듯이 글씨가 살아 꿈틀대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글자 한 자 한 자에 글의 의미와 의도를 시각적으로 드러나게 하여 보는 이에게 단순하지만 강렬하게 전달한다.

부조리한 현실을 담은 문장

이뿐만 아니라 화려하면서도 통제된 타이포들이 딱 떨어져 힘을 만들어 내는 작품을 만드는 이재민 디자이너, 한글 타이포그래피로 여러 책을 디자인하는 송성재 디자이너 등이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한글 타이포그래피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한글을 단순히 ‘글자’로만 인식하지 않는다. 한글을 디자인 대상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디자인 속에 여러 의미를 담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더욱 퍼져야 한다. 특히 이런 현상은 아름다운 한글을 널리 퍼트릴 수 있다. ‘한글은 디자인하기 어려워’, ‘한글은 디자인에 적합하지 않아’라고 하는 고정관념에 로마자 디자인에만 치중하는 태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옷에서, 포장지에서 그리고 광고에서 보이는 외국어 일색의 디자인에서 이젠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런 점에서 타이포그래피를 할 때는 우리말에 더욱 신경 쓰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한글의 가능성과 확장성은 무한하다. 앞으로 한글을 잘 디자인한 타이포그래피가 다양하게 많이 만들어져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바람을 덧붙여본다면 이를 통해 아름다운 우리말도 더욱 적극적으로 담아졌으면 한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