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의 장인어른이 뭐예요?”
- 우리말 가족 호칭 알아보기 -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유다정 기자
yoodj92@daum.net

 

(그림1) 엘지 유플러스(LG U+) 광고 <딸바보 아저씨의 가족무한사랑 이야기> 갈무리

한 통신사 광고 속 한 장면이다. 우리말이 서툰 외국인 사위가 묻는다. “장인어른의 장인어른이 뭐예요?” 가족들은 혼돈에 빠진다. 장모가 장인에게 “여보, 당신 알아요?” 하고 묻자, 장인은 전화 받는 시늉을 하며 자리를 피한다. 가족들은 그 모습에 한바탕 웃는다.

 

하지만 웃고 넘기고 말 일은 아니다. 이번 기회에 가족 호칭에 대해 짚어 보자. 우리말 가족 호칭은 전통적인 개념의 결혼에서 시작한다. 우선 남편의 입장에서 부인의 부모는 장인과 장모다. 부인의 언니는 처형, 여동생은 처제라고 부른다. 부인의 오빠는 형님이라 부른다. 부인의 오빠가 본인보다 나이가 어릴 경우에는 처남이라고 부를 수 있다. 처남은 부인의 남동생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그림2) 남편이 알아야 할 가족 호칭

 

부인의 기준에선 호칭이 좀 더 복잡하다. 우선 남편의 부모는 시아버지·시어머니, 남편의 형은 시아주버니다. 시누이인 남편의 누나는 형님, 남편의 여동생은 아가씨라고 부른다. 남편의 남동생은 더욱 주의를 요한다. 시동생이 미혼이면 도련님, 기혼이면 서방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그림3) 부인이 알아야 할 가족 호칭

구시대적인 가족 호칭, 변화의 움직임

언뜻 봐도 결혼한 여자가 쓰는 호칭에 존칭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남편의 경우 나이를 고려해 부인의 오빠를 처남, 형님으로 구분해 쓸 수 있다. 하지만 부인의 경우에는 7살 꼬마에게도 무조건 도련님, 아가씨라고 불러야 한다. 도련님과 아가씨 등은 단어 자체가 높임말이다. 그래서 이와 같은 가족 호칭이 구시대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여성단체 ‘민우회’는 2007년부터 ‘호락호락’ 캠페인을 통해 남성 중심으로 붙여진 가족 호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앞서 소개한 도련님, 아가씨 이외에도 며느리나 올케 등 많은 호칭이 성차별적임을 알리고 있다.

 

아가씨, 도련님 등의 호칭을 불러야 하는 여성들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이 아무개 씨(54세)는 “도련님이라곤 곧잘 불렀지만 결혼한 후에는 서방님이라고 부르기가…”라고 말을 흐리며, 대신 “(서방님의)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는 ‘OO아빠’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아무개 씨(31세)는 ‘아가씨’ 가족 호칭에 대해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면서도 “예전부터 써오던 말이고, 어른들도 계신데 ‘OO씨’라고 부르기도 멋쩍다”고 전했다.

 

우리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집사람’에 불과했던 여성은 사회에 진출했고,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가 보편화됐다. 이제는 기존의 가족 호칭을 가부장적이고 불편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만난 자리, 어떻게 부를지 난처해 어영부영하지 말고 가족들끼리 호칭을 정하는 것은 어떨까?

 

아 참, ‘장인어른의 장인어른’은 그냥 ‘할아버님’라고 부르면 된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